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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우리도 핵무기가 있어야 한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9 17:32

수정 2017.08.29 17:32

[여의나루] 우리도 핵무기가 있어야 한다

3대에 걸쳐 70년이 넘도록 동족을 괴롭히는 악연의 사례가 지구촌 역사에 또 있을까. 젊은 김일성은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지원을 받아 6·25 남침 도발을 일으켜 수십만의 군인과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1994년까지 46년간 북한을 통치하면서 크고 작은 도발을 일삼았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은 그의 집권 말기인 1991년 12월에 남북한 동시에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내에 있던 전술핵무기는 철수되었고, 지금 우리나라 영토 내에 핵무기는 없다. 북한은 어떠한가.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은 17년여를 집권하는 동안 2번의 핵실험과 16번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집권 6년째를 맞고 있는 그의 손자 김정은은 이미 3번의 핵실험과 5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이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다반사가 되고 말았다. 포물선을 그리며 정해진 목표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에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는 기술을 획득하였다고 한다. 얼마나 멀리, 그리고 정확히 가느냐를 놓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졌느니, 아직 시간이 더 걸리느니 논란이 있지만 북한은 지금의 기술로도 대한민국 곳곳과 일본 열도에 대해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본다. 미국을 겨냥한 ICBM이 레드라인이라고 하지만, 이건 미국 시각에서의 이야기이고 대한민국은 이미 북한의 핵 공격 사정권 안에 있다. 물론 북한의 재래식무기도 남한을 타격할 수 있지만 재래식무기에 관한 한 우리도 있을 만큼 있기 때문에 억지력 발휘가 된다. 그런데 핵무기가 등장하면 재래식무기로 억지력 행사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힘의 균형이 깨어진 것이다.

김영삼정부 이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지난 24년간 역대 우리 정부는 국민들에게 귀가 따갑도록 발표하였다. 북한의 비핵화는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그런데 정부의 호언장담은 물거품이 되었다. 국내외의 많은 정보 소스들은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여년간 우리 정부의 북핵 정책이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어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 진솔하게 평가해봐야 한다. 잘잘못을 따져서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라도 올바른 대응의 길을 세우는 것이다. 역대 정부의 대 북핵 처방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명제 아래 대화와 제재를 선택적으로 구사하는 것이었다. 수식어는 조금씩 달랐지만 말을 들으면 당근, 말이 통하지 않으면 채찍을 쓴다는 것이 기조였다. 문제는 이렇게 20여년을 해봤는데 결국 유효하기는커녕 상황은 매우 심하게 악화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전보다 제재 수위를 한껏 높여서 협상장에 나오지 않으면 말라죽을 정도로 압박을 하겠다고 하지만 여러 곳에 빈틈이 있다. 또한 말라죽기 전에 도발을 감행하면 어쩔 것인가. 타조같이 머리를 모래 속에 박고 위기를 못 본 체하면 극복이 되는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대로 우리에게 해결할 힘은 없고, 전쟁은 막아야 한다면 저 북의 핵 공갈을 등에 지고 휘둘리며 살아가야 하나. 그런 상황에서 자유 대한민국 국민들이 바라는 평화가 조성되겠는가. 더 나아가 장래 통일 한반도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갈망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국정 각 분야에 새로운 시도가 한창이다. 안보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늦지 않게 진행되어야만 한다. 흘러간 옛 노래로는 새롭게 대두된 북의 핵 위협에 대응이 되지 못한다.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남한에도 핵 무기가 배치되어야 한다.
서로 갖고 있어야만 서로 없앨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

김종훈 전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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