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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우주인에 비하면 투어 생활은 고생도 아니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6 11:54

수정 2017.09.06 12:09


지난 5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2017 더 퍼스트티 코리아 하반기 정기교육'에서 특별강사로 초청돼 강연을 마친 뒤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인경(뒷줄 가운데).
지난 5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2017 더 퍼스트티 코리아 하반기 정기교육'에서 특별강사로 초청돼 강연을 마친 뒤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인경(뒷줄 가운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쓸 때와 그로 인해 내 마음이 흔들릴 때 가장 힘들었다."
올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 김인경(29·한화)이 골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다. 김인경은 지난 5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2017 더 퍼스트티 코리아 하반기 정기교육' 일반 초등학교 1, 2학년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이 같이 밝혔다. 주최측인 더 퍼스트티 코리아 측에 따르면 김인경은 "아버지와 주변분들이 너무 골프를 좋아하셔서 골프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같은 반 친구들 가운데 골프를 하던 친구들이 토요일에 대회에 출전해서 월요일에 트로피를 받아오는 것을 보고 너무 궁금한 나머지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골프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인경은 올 시즌 3승을 거두는 등 현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대표하는 선수지만 처음 골프 대회에 나갔을 때 눈물을 흘렸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처음에 골프를 시작했을 때는 체구가 작아서 오랫동안 100타대를 쳤던 것 같다. 그리고 첫 대회에 나가 145타를 기록해서 울면서 집에 왔다. 그러나 성적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했다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김인경은 미국으로 곧장 진출하게 된 계기도 밝혔다.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국내 여자프로골프대회에 출전했다가 LPGA투어 선수들이 뛰는 것을 보며 이들을 이기고 싶어서 미국으로 직접 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하지만 외동딸이어서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망설였다. 그래서 학업과 골프를 병행할 수 있는 학교로 가게 됐는데 그 곳에서 외국 친구들과 사귀며 내성적이던 성격도 많이 쾌활하게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LPGA투어 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인경은 "일단 그룹 안에서 서로 겨루면서 내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고 그들을 통해 배우는 게 많아 좋은 것 같다. 계속 이동을 해야 하고 가족과도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은 힘들다"며 "그러던 중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근무하시는 아는 분이 우주인들이 하는 멘탈 훈련에 대해서 알려주셨다. 그것을 통해 나는 우주인과는 달리 지구에 있기 때문에 그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해 힘든 것을 이겨냈다"고 다소 생뚱맞은 비법을 소개했다. 김인경은 음악, 미술 등 예체능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짬짬이 대회장 근처 박물관을 찾는다고 밝혔다.

'언제 가장 보람을 느꼈나'는 한 학생의 질문에 김인경은 "내가 잘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샷을 꾸준히 연습해서 잘하게 됐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가장 속상했던 순간에 대해선 "제 인생에서 아직까지 속상한 순간은 안 온 것 같다. 이 질문을 한 친구처럼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가 아직 안 죽었는데 저도 만일 그런 순간이 온다면 친구처럼 속상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승했을 때 기분에 대해 "우승하기 전과 비슷하다.
왜냐면 우승은 내가 최선을 다했을 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우승을 하던 못하던 항상 배울 수 있어서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인경은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2주간의 국내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8일 출국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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