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물가상승율' 따라 임금 올린다..노사관계 새 지평

지난 4월 서울 SK 서린 사옥에서 열린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양수 SK에너지 울산CLX 총괄, 이정묵 SK이노베이션 노조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 기업 최초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연동한 임금 인상을 도입하는 노사간 '아름다운 합의'를 이끌어냈다. 매년 반복되는 소모적인 임금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노사간 진정한 상생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73.57%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9일 밝혔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지난 8일 늦은 밤까지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4월 말 임단협 교섭을 시작해 지난달 25일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올해 임단협 조인식은 오는 12일 서울 SK 서린사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노사가 물가에 연동한 임금 상승, 역량·생산성과 생애주기를 고려한 임금체계 및 사회적 상생이라는 의미있는 노사 관계 모델을 만들어 내 SK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가 발전돼 '딥 체인지(사업구조의 근본혁신) 2.0' 성공에 필요한 획기적인 기틀을 마련하게 됐고, 기업가치 30조원을 넘어 50조원, 100조원의 새로운 딥 체인지를 위한 훌륭한 추진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올해 노사는 매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하는데 합의한게 큰 특징이다. 이로써 매년 관행처럼 짧게는 반년에서 길게는 1년까지 걸리던 교섭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같은 임금협상 방식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인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발전적 노사 관계로 진화할 수 있는 ‘한국형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SK이노베이션 임금인상률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한다. 실제로, 올해부터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또, SK이노베이션 노사는 회사뿐 아니라 협력사와 사회 전반의 발전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올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개정된 정관에 반영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경영철학을 이번 임단협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전 구성원이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해오던 ‘1인 1후원계좌’ 기부를 노사 합의로 제도화한 것이다. 직원들이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기부액만큼 회사도 출연하는 매칭 그랜드 방식이다.
이 제도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정묵 SK이노베이션 노조위원장은 “이번 임단협은 조합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대기업 노조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한 결과”라며 “SK이노베이션 노조는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이 구성원 및 사회의 행복과 직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입사부터 퇴직까지 연차에 따라 임금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기존의 임금체계를 근로자의 역량과 생산성의 향상도 및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차별 상승폭을 조절하는 구조로 개선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