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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6 17:05

수정 2017.12.26 18:46

[인터뷰]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해 의료일원화를 이뤄내겠습니다."
함소아한의원 설립자인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제43대 한의사협회장 후보에 출마하면서 내건 목표다.

최 변호사는 26일 "의료일원화는 한의사와 의사를 통합하자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지는 논의해야겠지만 중국식 일원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의료계의 직역간 싸움이 자주 발생한다. 이중 대부분이 한의사와 의사의 분쟁이다. 하지만 의료일원화가 되면 갈등이 해소된다는 것이다.


또 인구 고령화로 질병이 급성에서 만성병으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일차 의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통합의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환자들은 한의사와 의사 중 한 명을 자신의 주치의로 삼아 질병을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의학과 의학이 통합되면 중국에서 의학노벨상이 나온 것처럼 앞으로 세계적으로도 성장동력 창출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세계적인 천연물신약 개발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경희대한의대 한방소아과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친 후 박사과정까지 밟은 그는 지난 2010년 서울대 보건대학원을 입학해 석사를 마쳤다. 이후 지난 2014년에는 인하대 로스쿨에 입학했고 올해 변호사 자격을 받은 후에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근무했다.

함소아한의원은 소아한의원으로는 최초 브랜드으로 출발해 현재 전국에 70여개의 지점을 운영중이다. 또 중국과 미국에도 진출했으며 한의사가 사용하는 다양한 제제를 공급하는 함소아제약을 설립했다.

하지만 그는 왜 의료일원화에 목숨을 걸었을까.

최 변호사는 "지난 2003년 함소아한의원의 해외 진출을 위해 중국과 미국을 찾았는데 그 곳에서는 한의사가 의사와 같은 역할하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나라 한의사는 의사들의 반대로 진단기기도 사용하지 못하는데 중국의 중의사는 수술까지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가 찾은 광안문의원이라는 중의학병원은 백내장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이었다. 단지 백내장에 사용하는 메스를 중국의학서인 황제내경에서 찾은대로 살짝 구부린 도구를 사용했을 뿐이다. 이들은 면허가 하나이므로 모든 의학을 다 사용할 수 있다. 서의가 중의를 사용할 수 있고 중의가 서의의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만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하느냐에 따라 병원의 종류가 나뉘는 것이다. 또 이를 함께 사용하는 중서의결합도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의사가 M.D.와 D.O.로 나뉜다. 의대를 가면 의사(MD)만 하게 되지만 정골의대를 가면 의사와 한의사격인 '정골의사(DO)'를 선택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의사가 의학과 한의학을 모두 사용하는 일원화 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2차례에 걸쳐 의료일원화를 논의한 적이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보건복지부에서 '(가칭)의료일원화/의학통합을 위한 미래발전위원회'를 설립해 2030년까지 상호교류를 촉진하고 교차 진료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당시 대한의사협회는 기존 면허자의 현 면허를 유지하고 교육 통합과정에 착수해 2025년 의료일원화를 완수하자고 제안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우선 협진과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제안하고 2045년까지 통합하자고 제안했다.

최 변호사는 "의료일원화를 위해서는 양 의사간의 면허는 인정하면서 일차적으로 현재 병원급에서 하고 있는 한의사 고용을 의원급까지 늘리는 것을 제안한다"며 "또 천연물 신약의 공동 사용을 확대하고 한약제제와 양한방 복합제 등 일반의약품을 양 의사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점진적인 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공동 사용에 따른 의료기기도 공동사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몇 년전부터 학계에서 의료정책에 관심있는 교수들과 의료일원화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며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의료일원화가 될 때까지 포럼을 통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2018년 1월 2일까지 협회장 선거 진행한 뒤 3일 새 협회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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