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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도 가족이다] 4-3.입양센터 늘리고 사전교육 체계화해야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8 10:57

수정 2018.01.08 10:57

주인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반려동물이 공식 집계만으로 연간 9만마리에 달한다. 집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면 연간 수십만 마리가 버려진다는 게 동물보호단체들의 추산이다. 펫숍이나 지인들로부터 입양했다가 병들어 진료비가 부담되거나 휴가철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되면 죄의식이나 책임의식 없이 내다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물보호소에서도 유기돼 입양한 동물을 다시 버리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동물보호단체와 전문가들은 동물유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법적인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양센터를 대폭 늘리고 이곳에서 입양 전 예비 반려인에게 체계적인 사전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입양센터 늘리고 교육 체계화 해야
많은 사람들이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보호소를 통해 동물을 입양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해 12월 27일 국민들의 동물 보호 의식 수준 확인을 위해 일반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28.1%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입양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이 94.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국내의 많은 보호소들이 제 역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번 버림받았던 동물들이 입양됐다가 다시 한번 버림받는 경우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호소 대신 입양센터를 늘리는 것이 제대로 된 입양률을 늘리는 방법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보호소가 더럽고 병 걸린 동물들이 보호되는 공간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독일 등 해외 반려동물 선진국의 보호소처럼 잘 관리돼야 입양률이 높아질 수 있는데, 그러려면 보호소 대신 입양센터를 많이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케어는 국내 최초로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입양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보호소에서 오랫동안 입양 가지 못한 동물들이 입양센터에서는 입양을 간 경우도 많이 생겨났다. 펫숍을 보이콧 할 목적으로 장소도 일부러 퇴계로에 만들었다는 게 케어 측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보호동물을 입양하는 경우 어린 강아지들을 길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으며 성격 형성이 이미 된 한 살 이상의 동물을 입양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예비 반려인 대상 사전교육 필수
유기동물이나 보호소에 있는 동물을 입양해 가족의 구성원으로 같이 산다는 것은 애기때부터 입양한 동물에 비해 굉장히 어렵다. 유기동물들의 경우 나이가 1년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미 사회화 과정이 이뤄져 새로운 가정에 입양되어 적응하기가 어려워서다. 그러다 보니 동물보호소에서 입양된 동물들의 경우 다시 재파양되거나 유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전문가들은 동물들이 재파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보호소나 입양센터에서 사전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려동물 입양 시 사전 교육을 거쳐 자격을 검증받는 것은 물론 입양하려는 반려동물들의 특성을 파악해 파양, 재유기돼 다시 상처받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허주형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은 “국내 보호소에서 입양된 동물의 파양 또는 유기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유기동물의 입양시 어떤 방법으로 해야하는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나 한국동물병원협회등과 같은 사회단체가 나서서 일정부분 입양되는 동물을 입양 전 교육 혹은 입양 후 교육 등을 거쳐 새로운 가정에 적응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런 교육 없이 동물보호소에서 밀어내기식 입양은 또 다른 유기동물의 확산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견동호회 다음강사모의 최경선 회장은 “과거에 유기견을 입양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반려인들의 감성적으로 접근하거나, 불쌍해서 입양하는 경우가 많아 입양됐던 유기동물들이 다시금 버림 받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유기동물의 평균 나이를 사람과 비교하면 대부분 성인의 나이를 훌쩍 넘긴 40~50대"라며 “성인이 된 우리가 환경이나 여건이 바뀐 상황에서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점과 같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유기동물의 입양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려인들이 입양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에 맞는 다양한 훈련법과 반려동물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보호소와 기관들이 있지만 사전에 반려인들을 대상으로 해서 그들이 아이를 입양해서 잘 키울 수 있는 사전, 사후, 펫로스에 대한 교육이 전무한 상황이다.

최 회장은 “유기동물 입양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이 교육이며, 이를 통해 반려견들을 입양해서 잘 키우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면 지금의 유기동물 입양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유기동물을 입양한 반려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행동교정 측면의 반려견 물림(입질)이었다’며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은 반려동물들의 변화와 예측에 대해 고민해 최대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 소양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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