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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통일포럼] 태영호 前 공사가 전해들은 北 실상 "선원 굶어죽은 어선 수백척 日로 떠내려와"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7 17:47

수정 2018.01.18 10:04

파이낸셜뉴스 fn통일연구원 주최로 17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제2회 fn통일포럼'이 열렸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fn통일연구원 주최로 17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제2회 fn통일포럼'이 열렸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현재까지 대북제재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디다."

17일 서울 장충단로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열린 제2회 fn통일포럼에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만난 평양주재 모 대사의 말을 전했다.
장마당에서 환율 변동폭도 없고 식당이나 상점에 가봐도 큰 타격을 입은 것 같지 않다는 전언이다.

다만 제재효과의 징조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태 전 공사는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유엔 결의에 따라 북한 석탄을 수입하지 않아 현재 북한엔 석탄이 쌓여 있다"며 "북한은 '언제 고삐(제재)가 풀려 석탄을 팔 날이 올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열차는 유엔 제재 때문에 북한으로 돌아가는 노동자로 꽉 찼다고 했다. 중국 상인의 얘기를 들어봐도 북한 내 가장 큰 돈벌이였던 피복(옷) 수입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아 사업을 접고 있다는 것이다. "제재가 1~2년 더 지속되면 북한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귀띔했다.

한 일본 기자가 '충격적'이라며 태 전 공사에게 털어놓은 얘기에서도 북한의 어려운 실정은 드러난다. 지난해 일본 해안가에 떠밀려온 북한 고깃배만 100척이 넘는다는 것이다. 그것도 선원 대다수가 굶어 죽은 상태였다.

태 전 공사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해석했다.
하나는 북한 어민의 생활이 그만큼 궁핍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당국이 '물고기 100㎏을 잡아와라'는 식의 강압적 조치를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전제 모두 북한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태 전 공사는 봤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해 장기집권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고 경제적 난관으로부터 벗어나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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