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부인 외도 의심해 살해한 남편, 항소심도 징역 12년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9 09:43

수정 2018.02.19 09:43

부인의 외도를 의심해 싸우는 과정에서 목을 조르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남편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범행 후 현장을 이탈한 뒤 아들에게 '집에 가보라'고 문자를 보낸 것은 '자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유죄를 인정,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가 외도한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다투다 피해자를 살해했다"면서 "A씨는 범행에 상당(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참작할 만한 범행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머리를 둔기로 수회 내리치고 목을 조르는 등 범행수법이 잔혹하다"며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수한 것을 참작해달라는 A씨 주장에 대해서도 "범행 후 아들에게 '집에 빨리 가보라'는 문자를 보내 아들이 119에 신고를 하게 된 사정만으로 자수 또는 그에 준하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2016년 6월 결혼생활을 17년간 함께 한 부인이 다른 남자와 밥을 먹으러 교외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부인의 외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2017년 8월 부인이 밤에 운동하러 공원에 다녀오자 다른 남자를 만나고 왔다고 의심해 화를 내며 다퉜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격분해 부인의 목을 조르고 둔기로 수차례 머리를 내리쳤고 부인은 그 자리에서 질식 등으로 사망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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