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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환자 호흡때 종양 움직임 파악해 정확도 높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2 17:51

수정 2018.03.22 17:51

(53)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
암 환자가 암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고대 구로병원에서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다.
암 환자가 암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고대 구로병원에서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 항암과 더불어 3대 암치료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정상조직의 피해를 한 번 더 최소화하기 위해 방사선 조사범위 안에서 방사선의 세기를 조절하는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IMRT)'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고대 구로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양대식 교수는 "환자가 숨만 쉬어도 암조직의 위치가 틀어지고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숨결을 파악하고 시.청각을 동시에 활용한 4차원 개념의 최신 치료법으로 더욱 정확한 양질의 치료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암이 수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거나 혹은 수술이 어려운 부위를 암이 침범한 경우 수술 전에 시행해 암 크기를 줄여서 외과적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병합치료로도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또 수술이 필요한 경우지만 고령이거나 수술을 받기 힘든 전신상태의 환자의 경우에도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선 암 진단을 위해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그리고 PET 등 진단영상을 종합해 암세포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치료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이를 통해 종양 범위에만 방사선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도록 방사선량, 조사방법 등을 환자별로 맞춤계획을 세웁니다.

기존 3D 방사선 치료 장비는 암세포만을 조준하는 정밀성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방사선량은 조절할 수 없다는 게 단점입니다.

따라서 치료부위에 불가피하게 포함된 정상조직이 손상을 입기도 했고 방사선 조사선량에 민감한 중요한 장기가 있으면 방사선 처방선량을 줄여 치료효과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는 기기마다 선량 강도 및 범위 설정이 가능해 부작용이 줄이게 됩니다.

양 교수는 "현재 청각과 시각을 활용한 자체 치료법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방사선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최근 개발된 방사선치료기기들의 장점을 통합하고 3D 방사선치료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호흡조절방사선치료(IGRT)'가 방사선 치료를 선도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환자가 방사선 치료기기에 누워 치료 받는 시간은 대략 15~20분입니다. 이 때 환자는 누워서 호흡하기 때문에 몸 속 폐와 간 등 장기들과 종양이 움직일 수밖에 없어 정확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4차원 CT로 환자가 숨을 쉴 때 암조직과 장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사전파악하고, 실제치료 시 호흡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일정한 호흡주기에만 방사선이 조사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호흡을 고려한 방사선치료방법을 시행하면 치료시간이 3~4배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줄고 치료효과가 높아져 암환자 건강 회복에는 도움이 됩니다.

이 방법을 사용할 때는 환자들이 사전에 호흡테스트를 통해 본인과 가장 흡사한 호흡시그널을 찾습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호흡주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치료를 받는 동안 해당 시그널 음원파일을 재생함으로써 환자가 호흡주기가 일정토록 청각적으로 유도하는 겁니다.


악기 연주자들이 박자를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메트로놈과 같은 원리입니다.

동시에 치료기기 안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자신에 호흡 굴곡 사인파를 본인 눈으로 시청함으로써 최대한 일정한 호흡을 하도록 시.청각적으로 동시에 유도합니다.


향후 호흡에 따른 체표면의 움직임까지 파악 가능한 최첨단 방사선 치료기기가 도입된다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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