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취업

[장욱희의 취업 에세이] 고민해서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면접관이 매력 느끼고 호기심 가져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30 16:56

수정 2018.03.30 16:59

(26) 취업 준비 충분히 하자
[장욱희의 취업 에세이] 고민해서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면접관이 매력 느끼고 호기심 가져

며칠 전 베이비부머 은퇴시대를 맞이해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전직교육 강의에 갔다. 전직과 재취업에 대한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퇴직을 앞둔 대기업의 한 임원이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저보다는 제 아들 취업이 더 걱정입니다. 공공기관 면접 팁 좀 주세요. 그리고 교재 한 권 더 없습니까? 제 아들 녀석 갖다 주게요."

이 말을 들은 다른 임원도 말문을 열었다.

"저는 요즘 하도 답답하여 자기소개서 작성을 대신 해주고 있습니다. 컨설팅 내용이 맘에 들지 않아 대학에 진학할 때도 분석을 제가 다 했습니다.
"

강의실 공기가 달라졌다. 대다수 퇴직임원들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상당수 청년들은 대학교 입학 서류준비도 부모가 대신 해 주며 이제는 취업에 필요한 내용도 부모가 고민하고 지원한다.

과연 남이 대신 작성해준 구직서류가 효과적일까.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경우 면접에 인적사항은 노출이 안 된다. 면접관에게 주어지는 자료는 자기소개서가 전부다. 우선 면접관은 틀에 박힌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서 내용에는 관심이 덜 간다. 이 경우 면접질문도 밋밋해 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면접관의 관심을 끌려면 차별화된 내용 즉 구체적이면서 현장감 있는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자기소개서가 진정성은 물론 차별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면 면접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수 있다. 특히 면접관이 구직자가 고민해서 작성한 자기소개서 내용에 매력을 느끼고 강한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남이 대신 써준 자기소개서라면 진정성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대신 작성해준 자기소개서는 면접 때 들통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대신 작성해준 자기소개서는 궁극적으로 면접 성공률을 낮추게 한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담는다고 가정해보자. 봉사활동 이력의 일부 내용을 듣고 자신을 대신하여 누군가가 자기소개서 작성을 할 경우 봉사활동을 통해서 얻은 값진 경험과 느낌을 온전히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힘들어도 본인이 고민하고 작성해야만 한다.

필자는 평소 청년들에게 이야기한다.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자기소개서를 한 번 작성해 보라고 한다. 자기소개서를 써봐야 차별화된 컨텐츠가 없음을 조기에 파악하여 관련 활동과 경험을 졸업 전에 쌓을 수 있다. 쓸 내용이 많지 않다는 것을 조기에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채용공고가 난 이후 자기소개서를 처음 작성해 보는 취준생이라면 시간도 촉박하고 긴장이 되어 빈칸을 채우는데 급급해진다.

미국이나 선진국의 청년들이 에세이를 어려서부터 작성하듯이 우리나라 청년들도 미리 자신이 졸업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지를 직접 써봐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전문교육을 받기 전에는 자기소개서 작성 투입 시간이 하루면 충분했다. 하지만 전문교육을 받고 난 이후는 무려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신기하게도 그러고 났더니 면접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선진국 청년들도 1년 이상 에세이 작업에 공을 들인다고 한다. 면접에 있어서 성공률을 높이려면 준비기간이 길면 길수록 취업시장에서 유리하다.
취업에 있어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이든 청년이든 준비기간을 길게 갖고 고민해서 노동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취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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