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경선전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경쟁후보와의 변별력에서 비교우위를 선점하거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장 후보군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날짜를 바꿔가며 연일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안 위원장은 오는 4일 공식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지만, 벌써부터 다른당 후보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우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자 면접심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위원장이 학생운동 순수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상당히 분노했다”며 “그분에 저에게 그런 말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안 위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우 의원을 향해 "동료 학생동지의 순수한 열정을 정치권에 바치고 얻은 자리에 오래 계셔서인지 판단력이 많이 흐려지신 것 같다"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안 위원장의 이 발언 역시 우 의원이 먼저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부분적 연대설을 두고 “안 위원장의 말 바꾸기가 여의도 국가대표급”이라고 비난한 데 대한 반응이이었다.
민주당 내 또다른 서울시장 예비 후보인 박영선 의원 역시 안 위원장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위원장이 시장 후보로 나오기 위해선 이명박 정부 시절 포스코 이사를 한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이미 2012년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 단일화 협상 당시 협상팀장으로 안철수를 상대로 포기시킨 경험이 있다”며 “안 위원장에게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 역시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로 나선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향해 “상식을 벗어난 ‘남경필식 버스정책’을 이제 포기해야 한다”며 “백번을 양보하고 천번을 곱씹어도 준공영제를 포함한 경기도 버스정책은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남 지사는 “도지사는 치고받고 싸워야 하는 자리가 아니고 도지사는 잘 듣고 현명한 판단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국민의 편익을 최우선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부디 품격을 갖춘 후보가 되시길 바란다”고 이 시장을 겨냥한 바 있다.
경선을 앞둔 민주당 내부에서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3월28일 당내 경기도지사 후보 경쟁자인 전해철 의원에 대한 당내 지지 선언이 잇따르는데 대해 아쉬음을 표시하며 "마음을 얻어야 정치 아닌가. 몸을 뺏으면 진짜 마음을 주느냐"고 말했다. 이에 전 의원도 "이 전 시장 표현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폄훼한 데 대해 즉각 날을 세웠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