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트럼프 "멕시코가 불법체류자 안 막으면 NAFTA 파기" 위협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2 15:54

수정 2018.04.02 15:54

부활절 주말을 자신의 플로리다주 리조트에서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가기 위해 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류 공군기지에 도착해 엄지를 치켜올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부활절 주말을 자신의 플로리다주 리조트에서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가기 위해 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류 공군기지에 도착해 엄지를 치켜올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취임 전부터 불법체류자 추방을 외쳐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경을 맞댄 멕시코에게 마약과 불법체류자를 막지 않는다면 북미자유무역헙졍(NAFTA)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동시에 불법체류청년 추방 유예제도(DACA)를 언급하며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부활절 주말을 맞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리조트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1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 야당인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멕시코는 사람들이 남쪽 국경을 넘어 멕시코를 거쳐 (북쪽의) 미국까지 밀려드는 와중에서 완전히 아무것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하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넘어온 사람들은 미국의 멍청한 이민법을 비웃고 있다"며 "밀려드는 사람과 마약의 물결은 반드시 멈춰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멕시코의 돈줄인 NAFTA를 끝내겠다. 국경장벽이 필요하다"고 썼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불법체류자 문제와 NAFTA 재협상을 한데 묶어서 처리하겠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대선 공약으로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지어 멕시코에 건설비를 받겠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멕시코에 청구서를 내밀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9월부터 장벽 공사를 시작했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멕시코 및 캐나다와 지난해 8월부터 7차례 NAFTA 재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자동차 등 특정 분야에서 멕시코의 강력한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모두 협상이 틀어지면 주저 없이 NAFTA를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자와 NAFTA를 묶어서 해결하겠다고 주장한 배경은 아직 불분명하다.
지난해 9월 DACA 폐지 행정명령을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18년도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DACA 연장을 요구하는 민주당과 격렬하게 부딪쳤다. 미 여야는 예산안에 DACA 연장을 포함시키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비 25억달러를 인정하는 타협안을 논의했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통과된 예산안에서 DACA 연장이 빠지고 장벽 건설비 역시 16억달러(약 1조6905억원)로 깎이자 "다시는 이런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화를 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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