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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상회담 앞둔 '외교전'..이미지 쇄신 파격행보, 리용호 방러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3일 항공기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 사진은 출발에 앞서 평양국제공항에서 환송객들과 악수하는 리 외무상(왼쪽).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3일 항공기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 사진은 출발에 앞서 평양국제공항에서 환송객들과 악수하는 리 외무상(왼쪽). 연합뉴스
【 평양(북한)=평양공연공동취재단 임광복 기자】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상국가의 면모를 드러내며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사전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북측은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공연 제안,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취재제한 사과 등 잇단 파격과 깜짝행보로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또 시진핑 국가주석과 북미정상회담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설명한데 이어 러시아 등 국제사회에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보내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러시아 방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3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경유해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방문해 5일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 참석하고 러시아 및 구 소련에서 독립한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을 방문할 전망이다.

비동맹운동은 주요 강대국 블록에 공식적으로 속하지 않는 국가들의 국제 조직이다. 회원국은 유고슬라비아·인도·가나·파키스탄·알제리·리비아·스리랑카·이집트·인도네시아·쿠바·콜롬비아·베네수엘라·아프리카 공화국·이란·말레이시아 등이다.

이 과정에 국제사회에 남북·북미정상회담 관련 비핵화와 체제 보장 등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이달 중순에도 방러할 것으로 전해져 최근 재선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북러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김정은 위원장은 깜짝방중으로 한반도 대화와 비핵화 국면을 요동치게 하는 변수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어 러시아와의 회담 추진 등 외교무대에서 북한의 입장을 적극 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파격행보…향후 변화 암시
예술단의 평양공연 과정에서 보인 김정은과 김영철의 파격행보는 이례적인 점을 넘어 북한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자본주의 날라리풍'이라 배격하던 걸그룹 레드벨벳의 공연에서 주민들은 2002년 MBC '평양 특별공연' 베이비복스 무대의 경직된 모습과 달리 기대이상의 반응을 보였다. 노래 가사, 퍼포먼스, 의상 등의 수정 요청도 없었다.

김 위원장은 즉흥적으로 가을 서울공연을 제안했고, 예술단과 기념촬영에선 레드벨벳의 아이린 옆에 서기도 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연후 김 위원장이 고무돼 가수들 만나서 격려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봄이 온다'를 잘했으니까 가을에는 '가을이 왔다'를 하자고 했다"며 "백지영씨 노래가 신곡이냐. 남쪽에서 어느 정도의 가수이냐라며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또 김영철은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남측 기자단의 예술단 취재제한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같이 변화된 행보는 김정은이 세련되고 친밀한 지도자란 점을 부각시키고, 정상국가임을 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넘어 향후 북한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오후 3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평양공연은 '가왕'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과 현송월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의 남북협연이 진행돼 주목받았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