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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분양' 미끼일까, 로또일까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3 17:19

수정 2018.04.03 17:19

전용면적 50㎡ 이하 주택형..실거주 보다 투자수요 노려 3억 이상 싸게 분양가 책정
2가구에 1839명 몰리기도..가격낮춰 청약률 높이는 셈
'초소형 분양' 미끼일까, 로또일까


신규분양에서 일부 주택형의 가격을 대폭 낮춘 미끼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50㎡ 이하의 초소형 분양으로 실거주에 보다는 투자수요를 노린 공급이다.

시공사나 조합 입장에서는 최고 청약률이 높아지는 마케팅 효과와 함께 평균 분양가가 낮아지는 효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로또'로 보일 수도 있지만 분양후 시세만 봤을 경우 기대에 못미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의 59㎡형 1층 분양가가 2층에 비해 2억원 이상 낮게 책정되며 청약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에도 비슷한 형태의 분양이 기록적인 청약률을 보인 사례가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같은 면적의 가격 차를 크게 둬 '로또 청약'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서울지역 최고 청약률을 기록한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도 '로또 주택형'의 인기를 톡톡히 누렸다.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의 로또는 46형으로 총 5가구가 공급됐다. 5층의 분양가격이 4억원이었다.

59A형의 최저 분양가가 7억3000만원이었기 때문에 진정한 로또는 46형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실제로 일반공급에서 2가구 모집에 1839명이 몰리며 919.5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로 나타났다.

지난해 분양한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분양을 했다. 49형은 3억원대 초중반, 42형은 2억원대 후반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한 단계 위인 59형의 분양가가 5억원대 중반으로 공급돼 가격적인 메리트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자목적의 수요가 몰렸고 49형의 경우 6가구 모집에 873명이 몰려 145.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화제의 분양단지 중 하나였던 '신길센트럴자이'는 52형이 '로또' 분양이었다. 1~5층의 저층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분양가는 4억원을 밑돌았다. 분양가가 공개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았고, 11가구 모집에 무려 5718명이 청약을 접수해 519.8대 1이라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모두 분양 물량이 적은 대신 가격을 낮춰 청약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양가격 책정이 계약률을 높일 수 있는 카드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률이 높을 경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크다"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초기에 이슈를 만들어 완판까지 가져가려는 전략적인 판단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소형 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며 시장에 공급이 풍부한 상황이고, 시세 상승이라는 점에서도 큰 평형에 비해 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직장인들의 수요가 많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면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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