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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총격 용의자 '범행대상 특정안해' 본사 정책에 불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4 15:58

수정 2018.04.04 16:10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 소재 유튜브 본사 건물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의 용의자 나심 나자피 아그담.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 소재 유튜브 본사 건물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의 용의자 나심 나자피 아그담.AP연합뉴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 본사 건물에서 3일(현지시간) 총격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가 총상을 입은 부상자 3명을 사전에 범행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샌브루노 경찰은 이날 성명에서 용의자인 39세의 나심 나자피 아그담과 부상자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조사당국은 온라인에서 '나심 샙즈'라는 예명을 써온 아그담이 오랫동안 유튜브와 갈등을 빚어왔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날 총격사건은 점심 시간인 오후 12시48분께 본사 건물 사이에 있는 야외 정원에서 벌어졌다. 이 야외 정원은 직원들이 식사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유튜브의 한 직원은 야외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 갑자기 총격 소리가 들렸고 한 여성이 주차장에서 건물 로비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황급히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이후 20발 가까운 총성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여성 총격범이 안경을 쓰고 스카프를 착용했으며 "아주 커다란 권총을 쏘고 있었다"고 했다.

바딤 라브루수시크 유튜브 상품 매니저는 트위터에 "나와 동료들은 총소리를 들은 뒤 사무실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가 안전하게 빠져나왔다"는 글을 올렸다.

샌브루노 경찰에 따르면 유튜브 직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용의자는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으며 남성 1명과 여성 2명 등 총 3명의 부상자들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채식주의 활동가이자 동물 애호가를 자처하는 아그담은 다수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채식 요리법과 운동법, 동물 권리 등에 관한 영상을 많이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 측이 자신의 영상 일부를 차단하거나 광고수익을 배분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달 18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유튜브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을 검열하고 억압한다"고 글을 올렸다.

그의 부친인 이스마일 아그담은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딸은 유튜브에 화가 났다"며 유튜브가 딸의 영상을 필터링하고 시청 연령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딸은 어려서부터 개미 한 마리 못 죽이는 아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이틀째 딸과 연락이 안돼 지난 9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으며 다음날인 지난 10일 새벽 2시께 마운틴뷰 경찰로부터 딸이 자동차 안에서 자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마운틴뷰 경찰측에 딸이 유튜브를 "증오하기 때문에" 유튜브 본사로 향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운틴뷰 경찰 대변인은 지난 10일 오전 마운틴뷰 주차장 내 차량에서 자고 있는 '아그담'이란 이름의 여성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해당 여성이 경찰측의 추가 질문에 대답을 거부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유튜브의 샌 브루노 본사 건물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17㎞가량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인근에 있다. 엔지니어를 포함해 100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유튜브의 모회사인 구글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역 당국 및 병원에 적극적인 협조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 보안팀도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건물 소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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