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모기업의 애물단지 골프장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2 17:08

수정 2018.05.02 21:25

파가니카CC.클럽모우 등 수익성 하락해 적자 지속..매각 추진도 여의치 않아
모기업의 애물단지 골프장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골프장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낮은 수익성으로 모기업에 큰 부담을 안겨 주고 있을 뿐 아니라 매각도 여의치 않아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골프장을 떠안은 기업들은 PF(프로젝트 파이낸스) 채무와 회원권 채무 등의 문제로 퍼블릭 전환을 모색하고 있고, 일부는 매각에 다시 나선다는 방침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한 대우건설은 보유중인 춘천 파가니카CC 매각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최근 파가니카CC 매각을 위한 태핑(사전 수요 조사)에 나섰다. 2011년 개장한 파가니카CC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공사대금 700억원을 받지 못해 토지와 건물 등 시설물을 소유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이 주채권자로 있는 홍천 클럽모우CC는 회원제로 운영하던 골프장을 비회원도 적정 가격을 지불하면 이용 가능한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클럽모우 CC가 최근 퍼블리 전환에 나선 것은 부진한 경영 실적때문이다.

클럽모우CC의 운영을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홍천개발제일차'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8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클럽모우CC는 장락개발(주)이 PF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회원권 분양이 잘 되지 않아 부도가 났다. 2013년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이 이를 인수하며 PF 보증금 1300억원, 공사대금 900억원 등 2200억원을 떠맡았다. 시공사는 골프장을 건설할 때 채무 보증을 서도록 돼 있다. 시행사가 부도날 경우 공사대금과 함께 여러 채무를 한꺼번에 떠안아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PF 지급보증 규모만도 1900억원이다.

앞서 대한전선도 보유중인 충남 당진 파인스톤CC를 780억원 규모에 매각했다.
종속회사인 칸서스 무주파인스톤 사모부동산투자신탁이 보유한 파이스톤CC 토지와 건물 등을 동양관광레저와 라인산업이 각각 711억원, 69억원에 인수했다. 대한전선은 파인스톤CC에 대해 PF 지급보증 등 890억 규모의 우발채무를 갖고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골프장의 초기 투입비용 큰데다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하락해 사업성이 개선되기 쉽지 않다"며 "어쩔수 없이 퍼블릭 전환 등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거나 손실을 봐서라도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