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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골반장기탈출증 최소침습적 수술, 로봇수술기 이용.. 수술 후 빠른 회복 가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3 16:49

수정 2018.05.03 16:49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가 환자에게 골반장기탈출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가 환자에게 골반장기탈출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출산을 경험한 40대 이상의 여성 10명 중 3명이 경험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유전성이 있어 어머니가 골반장기탈출증을 앓을 경우 30% 이상에서 나타납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흔히 '밑이 빠지는 병'이라고도 불립니다. 자궁, 방광, 직장 및 내장과 같은 장기들이 정상 위치를 벗어나 질을 통해 밑으로 처지거나 질 밖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장이 빠져 나오면 직장류라고 하고 자궁이 빠져 나오면 자궁탈출증, 방광이 빠져 나오면 방광류라고 부릅니다.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주로 임신과 출산의 영향을 받아 발병합니다. 출산을 할 때 여성의 몸은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골반 구조도 변하게 됩니다.

특히 골반 구조물을 지지하는 골반 인대나 근막, 근육 등이 손상을 입게 됩니다. 이 때문에 난산을 겪었거나 거대아를 출산한 경우 혹은 여러 번 출산을 한 경우 골반 지지구조의 손상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는 3일 "많은 여성들이 골반장기탈출증으로 고통을 받지만 수치심에 치료를 받지 않고 감추는 경우도 흔하다"며 "이는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배뇨장애, 질 출혈, 골반통증 등 다양한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밑이 빠지는 기분이 들고 걸을 때 밑쪽이 불편하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골반장기탈출증이 발생하면 밑이 묵직하고 빠지는 기분이 들거나 실제로 계란 모양처럼 장기가 빠져 나옵니다.

또 질 쪽에 덩어리가 만져지고 걸을 때마다 불편하며 질염도 빈번하게 생기게 됩니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봐도 시원하지 않으며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배뇨 장애가 나타나고 골반 통증도 발생합니다.

골반장기탈출증의 치료는 질 입구로 장기가 얼마만큼 빠졌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초기에는 골반 근육 강화 운동을 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2기 이상 진행된 상태라면 반복적으로 질 밖으로 장기들이 탈출하고 염증이 발생하므로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예전에는 개복 수술이나 질식수술, 혹은 복강경을 활용한 수술을 많이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수술 시간이 3시간 이상 소요되므로 고령의 환자의 경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로봇수술기를 이용한 최소침습적 수술이 가능해졌습니다. 로봇수술은 수술 시간을 단축시키고 최소한의 절개와 작은 흉터로 수술 후 통증 경감 및 빠른 회복이 가능합니다.

또 정교하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해 조직 손상 및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부위를 봉합해야 하는 고난도의 골반장기탈출증에 많이 활용됩니다.

신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은 힘든 출산이 원인이지만 복압을 상승시키는 만성적 변비와 복부비만, 반복적으로 무거운 짐을 드는 행위 등이 골반장기탈출증의 악화 요인"이라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배변 활동 개선, 생활습관 개선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골반장기탈출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소변을 끊는 느낌으로 요도괄약근 주위를 조이는 행동을 반복해 주는 케겔운동으로 골반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복압을 증가시키는 생활습관은 골반장기탈출증의 악화 요인입니다.

또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할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 수술을 받은 여성의 3분의 1이 재발 때문에 두 번 이상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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