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필수가전이 된 건조기, 세탁기 넘어섰다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9 17:11

수정 2018.07.09 21:09

고온다습한 한반도에 제격, 올 시장규모 100만대 전망
작년 60만대보다 2배 넘어, 세탁기보다 많이 팔리기도
LG전자 모델이 트롬 건조기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모델이 트롬 건조기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를 소개하고 있다.


건조기 시장이 맹렬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판매량을 보면 건조기는 이미 필수가전 목록에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올해 상반기에 세탁기보다 건조기를 더 많이 팔았다는 업체까지 나왔다. 건조기 시장에서 가전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기후가 고온다습한 아열대성으로 변하면서 건조기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조기 시장 규모는 100만대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판매량은 약 60만대에 불과했다. 불과 1년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건조기는 지난 2016년까지 1년에 10만대 남짓 가량 팔리는 틈새 가전이었지만 최근에는 어느덧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았다.

건조기 시장에서는 특히 히트펌프 방식의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가 높다. 이 방식은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듯 열을 이동시키며 빨랫감을 건조한다.

건조기 시장에서 선두에 있는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조기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50% 증가했다. 인버터 모터가 적용된 트롬 건조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가 급증해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 5월에는 냉매 압축 장치를 두 개로 늘려 성능과 효율을 높인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드럼 세탁기보다 건조기를 더 많이 판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건조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건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도입 초기보다 4배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4㎏급 대형 건조기 '그랑데'를 시장에 발빠르게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1~5월 14㎏급 건조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60%를 넘겼다.

지난달 대우전자의 클라쎄 건조기는 지난 5월 대비 판매량이 1.5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의 장마기간에 전주 대비 2.5배 더 팔려나갔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장마 기간에는 빨래를 널어 건조시키기 힘들다"며 판매 증가 요인을 분석했다. 대우전자 클라쎄 건조기는 지난 5월 말까지 누적판매 5000대를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건조기같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가전 제품은 드물다"며 "국내 가전 업계의 효자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미세먼지 걱정으로 실외에서 빨래 말리기를 꺼리고 아파트는 확장공사가 일반화돼 빨래 건조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최근의 건조기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같이 구비한지 30년 가까이 됐다"며 "앞으로 건조기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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