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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칼럼] 미드웨이 해전과 인적자원의 중요성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5 17:35

수정 2018.07.15 17:35

[차관 칼럼] 미드웨이 해전과 인적자원의 중요성

1942년 6월 북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작은 섬 미드웨이 주변에서 미국과 일본의 군사력이 크게 충돌하는 전투가 있었다. 일본이 자랑하던 항공모함 4척을 한꺼번에 잃고 패배한 이 미드웨이 해전은 태평양전쟁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본의 기세를 꺾고 미국이 승리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미국이 승리한 요인으로 앞선 정보력, 효율적인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필자는 그중에서도 조종사나 항공모함 승조원 등과 같은 인적자원의 소중함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 자세가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당시 사용되던 양국 전투기 구조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의 제로전투기는 빠른 속도와 기동력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두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철판이 얇아 쉽게 총탄이 관통되고 조종사가 목숨을 잃는 비율이 높았다고 한다.
반면 미 해군의 와일드캣 전투기는 연료통을 고무로 만들어 연료가 적을 때는 부피가 줄어들어 총탄을 맞더라도 연료통이 폭발하는 피해를 최소화했다. 또 전투기의 철판이 두꺼워 기관총 사격을 받아도 조종사가 살아남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일본이 태평양전쟁 초기에는 우수한 전투기 성능을 앞세워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전투가 계속될수록 살아남은 숙련된 조종사의 숫자가 많은 미국이 더 우세한 위치를 점하게 된 것이다.

양국의 항공모함이 폭격을 당한 뒤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도 달랐다. 여러 차례 피폭을 경험한 미군은 일본군에 비해 피해복구에 능숙했다. 미드웨이 해전에 앞서 벌어졌던 산호해 해전에서 미국의 요크타운 항공모함은 참혹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요크타운 항모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노력으로 신속하게 수리를 마치고 전장에 복귀했기 때문에 일본군은 이를 다른 항모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헤쳐가는 오늘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어쩌면 또 다른 미드웨이일지 모르겠다. 내가 일하는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채용과 역량개발, 후생복지 등을 관리한다.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에게 다양한 역량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보다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근무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참혹한 공격을 받아 수개월간 임무수행이 불가할 것으로 보이던 요크타운 항모를 포기하지 않고 수천명의 기술자들이 합심해 신속하게 수리해 다시 바다로 나설 수 있게 한 것처럼, 공직을 지망했지만 극심한 경쟁과정에서 아쉽게 탈락한 많은 젊은이들이 시험결과에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가지고 이 나라의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움으로써 젊은 시절의 도전과 실패가 인생의 영원한 실패나 좌절이 아니라 장차 더 나은 성장과 발전을 위한 좋은 경험과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공직사회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적극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로 8년째를 맞는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에 역량 있는 민간 전문가들의 많은 지원을 기대하며 인사혁신처는 앞으로도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안착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지금은 국가 인적자원의 총체적 활용방안에 대해 우리 모두가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박제국 인사혁신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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