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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美 중간선거 관전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31 16:35

수정 2018.08.31 16:45

[월드리포트] 美 중간선거 관전법


2018년 미국 중간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3월 6일 텍사스에서 시작된 공화당과 민주당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이달 11일 뉴햄프셔와 로드아일랜드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기자가 사는 동네에는 벌써부터 본선 출마자들을 알리는 홍보 사인들이 등장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2년 뒤 그리고 다음 대선을 2년 앞둔 시점에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선 주에 따라 주지사 선거가 병행된다. 하지만 중간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연방 상원과 하원 선거다. 임기 2년인 하원 의원 435명 전원과 임기 6년인 상원 의원 100명 중 3분의 1이 중간선거에서 선출된다.
올해 상원 선거에선 미네소타와 미주리 특별선거를 포함해 모두 35석의 주인이 가려진다. 현재 의석 분포는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 우세다. 상원은 공화 51석, 민주 47석, 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이다. 하원은 공화 236석, 민주 193석, 공석 6석이다.

중간선거는 흔히 대통령과 집권당에 대한 중간평가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여당에 불리한 결과가 자주 나왔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0년 공화당은 하원에서 무려 64석을 늘렸다. 반면 민주당은 2006년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32석 추가했다. 현재의 전반적 상황도 민주당에 유리하다. 최근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선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42%, 지지하지 않는다가 52%로 나왔다. 과거 대통령 지지도가 50%를 밑도는 상황에서 치러진 중간선거는 여당 의석 상실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평균치를 산출하는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당 지지도에서 공화당보다 7.9%포인트 높다. CNN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달 9~12일 실시한 조사 역시 민주당 지지가 52%로 공화당의 41%를 1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의 지지도 격차는 6월의 8%포인트에서 더 확대됐다. 데이터 분석전문가인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분석사이트 '파이브 서티 에잇'은 올해 중간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을 약 70%로 내다봤다.

며칠 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 의하면 선거에 임하는 양당 지지자들의 태도에도 차이가 난다. 중간선거에 관심이 많다는 민주당원 비율은 63%로 공화당원의 52%보다 높게 나왔다. 이번 선거가 과거 중간선거에 비해 중요하다고 응답한 민주당원도 63%로 같은 대답을 한 공화당원 비율 43%를 앞선다. 중간선거 이후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냐는 물음에 50%는 민주당, 42%는 공화당이라고 답했다.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민주당이 공화당을 능가했다. 101개 선거구 가운데 71개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후보보다 많은 후원금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로서는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상원 수성 가능성이 높은 것은 민주당이 방어해야 하는 상원 의석이 26석으로 공화당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중 웨스트버지니아 등 현재 민주당 현역이 보유하고 있는 10석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지역이다. 반면 공화당은 9개 의석만 지켜내면 된다. 트럼프도 지난주 공화당이 상원 선거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겠지만 하원의 다수당 유지는 힘들 것임을 인정했다.

2018 중간선거는 취임 후 최대 정치적 위기에 몰린 트럼프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중대 이벤트다.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관심도 크다.


트럼프가 대선을 앞두고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을 막기 위해 2명의 여성에게 돈을 지불하도록 지시했다는 과거 측근의 증언이 사실로 인정되고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탄핵 추진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 상실은 트럼프에게 악몽일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사안이다.
무역전쟁을 포함해 세계 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트럼프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중간선거가 흥미진진한 이유다.

jdsmh@fnnews.com 장도선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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