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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주간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꾸준히 판매된 소설은 무엇?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4 09:38

수정 2018.09.14 09:38

호밀밭의파수꾼
호밀밭의파수꾼

모모
모모

인터넷교보문고 판매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2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무려 829주(15년 11개월) 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팔린 소설이 있다. 바로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교보문고 팟캐스트 낭만서점이 소설 분야에서 판매가 한 권이라도 일어난 주의 숫자를 조사했다.

이외에도 ‘오만과 편견’이 769주로 3위를 ‘데미안’이 755주 4위를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752주로 5위에 올라 이른바 '고전'으로 불리는 세계문학시리즈의 작품들이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스트에서 고전에 포함되지 않은 작품으로는 ‘모모’와 748주 연속 판매 기록을 세운 ‘눈먼 자들의 도시’ 단 두 권뿐이었다.

'고전'이라는 후광을 받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리스트에서 유일하게 두 권의 작품을 이름에 올린 조지 오웰은 ‘1984’가 722주로 9위를, ‘동물농장’이 720주로 10위를 차지했다.


리스트에서 흥미로운 점은 한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던 베스트셀러들이 순위에는 없다는 점인데, 사회 분위기와 유행에 힘입어 사랑 받았던 책은 꾸준히 판매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시의성을 타지 않는 소설 분야가 꾸준히 판매되기에 유리하다. 실제 지난 10년간 분야별로 매주 한 권 이상 팔린 도서 리스트에서 소설은 25종, 시·에세이 7종, 인문 7종, 자기계발 6종, 예술·대중문화 1종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논픽션 같은 경우는 언어 자체가 논리적이고 지금 현상에 아주 가까운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그 현상을 보는 다른 시각이 생기면 낡은 책이 된다”며 "반면 문학은 그때 그때의 영향으로부터는 자유롭다"고 분석했다.

또한 허희 문학평론가는 "스릴러&추리 소설은 이번 목록에 없다. 아무래도 독자층이 한정적이고 결말을 알면 다시 잘 읽지 않게 되는 약점이 있는 탓으로 보인다"고 장르 소설로 분류되는 스릴러&추리 소설의 약세에 대해 말했다.

사실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가 되기 위해서는 작품성 외에도 여러 요인들이 필요하다. 흔히 알고 있는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작품'이나 '고전 리스트에 포함된 작품'들이 그 요인들 중 하나다.


인터넷교보문고의 구환회 소설 담당 MD는 "시리즈를 꾸준히 이어가는 문학전집의 경우 독자의 관심을 오래 끌 수 있다"며 "한 예로 같은 작가의 여러 작품이 전집 리스트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판매 부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으며, 이는 특정 작가뿐 아니라 세계문학전집에 속한 거의 모든 작가의 책에서 비슷한 판매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리스트에 대해 허희 평론가는 "한국소설이 10위권 내에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잠깐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넘어, ‘모모’에 비견될 만한 스테디셀러를 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지금의 한국 소설계에 주어졌다"고 말했다.

낭만서점은 소설 전문 팟캐스트로 소설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문학평론가 허희와 영화평론가 허남웅의 진행으로 매주 방송하고 있으며, 이번 특별기획은 인터넷교보문고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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