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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주식투자가 쉽다는 개미들에게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4 16:17

수정 2018.09.14 17:10

[여의도에서]주식투자가 쉽다는 개미들에게


주식투자는 어렵다. 오죽하면 주식은 신도 모른다는 말이 생겨났을까. 신도 맞히기 어렵다는 주식투자를 많은 개인투자자(개미)들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얼마 전 만난 대학 동기생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지인 소개로 접한 코스닥 기업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크게 봤다. 용돈이라도 벌겠다는 마음으로 500만원을 투자했지만 상장폐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뒤 달랑 몇 십만원을 건졌을 뿐이다. 그러면서 다시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그럴까.

그래서 친구에게 몇 가지 물어봤다. 투자한 기업이 어떤 업종이며, 매출과 영업이익은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를 말이다. 투자의 기본 중에 기본인 사항이다. 그러나 친구는 모르고 투자했다는 답답한 소리를 했다.

기본 축에도 속하지 않는 상식을 모르니 업황이며 그 기업의 향후 전망을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비단 그 동기뿐 아니라 최근 접하고 있는 개미들이 상당수 그렇다. 안타깝다.

어떤 물건을 구입한다고 가정해보자. 남자에게는 자동차, 여자에겐 핸드백이다. 물건을 구입한다 치면 생산지부터 유통기한까지 꼼꼼히 따져볼 것이다. 가격이 고가일 경우에는 몇 십만원 아니 단돈 만원이라도 싼 곳에서 구입하려고 인터넷을 종일 찾아보게 된다.

막상 구입하려고 하면 진짜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몇 단계를 거치고 구매까지 이어진다. 결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주식투자를 할 때는 지인의 몇 마디에 큰돈을 걸 수 있을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지인은 나보다 더 전문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한 굳이 회사 정보를 알 필요가 있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점도 크다.

최근 주식시장에는 영업손실을 보고 투자경고 종목 등으로 지정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안에 포함된 경우도 더러 있다.

이 종목들을 소위 말하는 전문가 축에 속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에게 물어보면 주식을 매수하면 안된다고 손사래를 친다. 전문가들은 매수할 수 없다고 하고, 금융당국에선 투자경고를 주면서 매수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 종목에는 항상 개미들의 매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하면 불나방처럼 더욱 모여든다. 이해하기 힘든 경우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아닐 것이다. 일부지만 기업설명회를 쫓아다니고 전자공시에 나와있는 기업 실적 등을 꼼꼼히 따져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90%는 손실을 본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식투자를 쉽게 생각해서인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혹자는 외국인과 기관은 수류탄과 포탄을 가지고 싸우는데 개미는 주식시장에 '맨몸으로 들어온다'고 냉혹하게 묘사하기도 한다.
이제 선택이다. 내 자신이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보는 90%에 속할지, 수익을 보는 10%에 속할지 여부다.
정답은 자명하다.

kjw@fnnews.com 강재웅 증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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