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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윤석금 회장의 재기와 샐러리맨의 희망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9 16:54

수정 2018.10.29 16:54

[윤중로]윤석금 회장의 재기와 샐러리맨의 희망


권토중래(捲土重來).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재차 착수하는 일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대표적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마음에 두고 있었던 말이 아닐까 싶다. 6년, 윤 회장이 그룹 주력이던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다. 연초 재인수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설마했지만 과감한 승부수로 결국 되찾았다.

코웨이는 어떻게 보면 윤 회장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웅진코웨이를 통해 렌털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든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가 부도위기에 처하자 직접 경영에 나설 정도로 많은 애정을 쏟았다.
사실상 윤 회장이 만든 렌털시장은 2016년 26조원, 2020년에는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산업군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렌털시장 성장의 과실을 누리지는 못했다. 극동건설 위기로 시작된 그룹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웅진코웨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2012년 잘나가던 웅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때 윤 회장뿐 아니라 많은 월급쟁이들도 안타까워했다. '혹시 나도'라고 기대하며 지켜보던 '샐러리맨 신화'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샐러리맨들의 허탈감은 또 하나의 샐러리맨 신화였던 강덕수 STX그룹 회장도 몰락의 길을 걸으며 더욱 커졌다. 잇따른 샐러리맨 신화의 몰락으로 당시 자수성가한 기업인은 살아남을 수 없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보이지 않는 모순적인 구조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옛 주인의 품으로 돌아간 코웨이는 내년부터 다시 예전 이름인 웅진코웨이로 바꾸고 재도약에 나선다고 한다. 벌써부터 렌털시장의 대부 격인 윤 회장이 업계 1위 웅진코웨이와 렌털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 소시민으로서 윤 회장을 응원하는 것은 좀 아이러니하다. 대표적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그도 재벌 반열에 들어선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좋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현재의 위치는 달라도 출발점은 같았던, '자수성가'한 경영인이 재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샐러리맨들이 지금 느끼는 경제상황은 좋지 않다. 경제는 좋아질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은 말도 안 되게 너무 올랐고, 주식시장은 끝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탈출구를 찾기도 쉽지 않고, 위안거리를 찾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윤 회장의 재기는 이들에게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다.

웅진그룹과 윤 회장이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를 응원한다.
또한 제2의 윤석금을 꿈꾸는 샐러리맨을 응원한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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