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소시민으로 돌아가겠다는 김동연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8 17:20

수정 2018.11.18 17:20

[차장칼럼] 소시민으로 돌아가겠다는 김동연

"임기를 마치면 소시민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조만간 교체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향후 거취와 관련한 발언이다. 김 부총리는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항간에서 나오는 정치권 영입설을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홍남기 전 국무조정실장이 경제부총리 후보로 정해지면서 무거운 어깨의 짐을 내려놓게 됐다.

그런 그에게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영입설이 솔솔 나온다.
어느 정당이 구체적인 '러브콜'을 보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자유한국당이 경제 상황과 관련,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구분을 짓고 김 부총리를 두둔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한국당 영입설에 힘이 실리는 정도다. 다만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김 부총리 영입설과 관련) 진짜 음모이고, 그분한테도 명예를 실추시키는 이야기"라고 부인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 김 부총리에 대한 우호적 기류가 깔려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의미다.

사실 김 부총리는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맡았지만 이번 정권과는 큰 인연이 없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의 추천으로 경제부총리에 기용된 것으로 알려진 것이 전부다.

오히려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요직을 맡았다. 이명박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2차관,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따라서 한국당 등 야권 인사들과도 인연이 깊다.

정치권이 김 부총리를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당은 김 부총리를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지킨 경제부총리라는 이미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미 교체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놓고 각을 세우며 재임 시절 내내 '패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국당으로서는 이만 한 인물이 없는 셈이다.

김 부총리가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사령탑으로 중량급 인사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역시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상고 출신으로 야간대학을 다니며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에 합격했고, 경제부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도 정치권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런 그가 공식석상에서 "소시민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향후 거취를 밝혔지만 그의 행보가 관심사인 것만은 사실이다.
경제부총리직을 내려놓은 뒤 '백의종군'할지, 아니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꿰뚫어보며 야당의 '날카로운 칼'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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