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지스타서 본 블록체인의 명암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9 17:25

수정 2018.11.19 17:25

[차장칼럼] 지스타서 본 블록체인의 명암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이 막을 내렸다. 지스타는 나흘간 관람객 수만 23만명을 넘는 국내 최대 규모 게임 전시회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과거 수년간 행사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분야가 조연으로 등장했다. 바로 블록체인 분야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 프로젝트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부산행을 택했다.

이미 게임 이용자들은 대부분 게임 내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의 킬러 서비스가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말을 실감했다.

한게임으로 유명한 NHN엔터테인먼트가 블록체인 프로젝트 '페블'을 선보였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역시 자회사 위메이드 트리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 중이다. 어쩌면 내년에는 블록체인 게임이 지스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예상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런 낙관이 전부였던 것은 아니다. 지스타에서 만난 블록체인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입을 모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을 성토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을 수차례나 받았다. 단순히 암호화폐공개(ICO) 금지정책 때문만이 아니다. ICO를 계획하지 않는 프로젝트들도 한국에서의 사업을 걱정했다.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여러 게임기업들은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모바일게임과 비슷한 '진짜 게임'들을 쏟아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몰타나 싱가포르와 같은 해외에 기반을 두고 서비스를 기획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어차피 블록체인 기술은 태생부터 글로벌이기 때문에 해외에 법인을 세우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도 한다. 그런데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법인을 세우고 그 나리에 세금을 내면서 성장하게 되면 그들이 한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을까?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한국에서 법인을 세우고,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외치는 기업도 있다. 이유는 '내가 한국인이니까'란다.
이젠 정부가 응답할 순서다.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해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블록체인 시계는 지금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jjoony@fnnews.com 허준 블록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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