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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삼바 수사, 가처분 사건 염두에 뒀나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8 17:26

수정 2018.12.18 17:26

[현장클릭] 삼바 수사, 가처분 사건 염두에 뒀나

'33만4500원(10일)→39만4000원(11일)→41만원(13일)→39만1500원(14일)→36만6500원(18일)'

바이오업종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최근 1주일간 주가 흐름이다. 삼바 주가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 이후 거래재개 첫날인 지난 11일 17.8% 급등을 시작으로 사흘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삼바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흘 새 시가총액은 5조원가량 불어났다. 그러나 지난 13일 장 마감 이후 고의 분식회계 고발사건을 접수한 검찰의 압수수색 직후부터 5거래일 연속 주가가 빠지면서 18일 종가 기준 36만65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압수수색 이후 삼바의 시가총액은 2조8000억원 가까이 공중으로 증발했다.


시장과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 대상인 삼바와 삼성바이오에피스뿐 아니라 삼바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본사까지 동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까지 수사방향을 결정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검찰은 사법농단 등으로 수사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시기를 놓칠 경우 진실규명의 어려움 때문에 신속하게 수사에 나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검찰은 이날까지 6일 연속 이들 기업의 고강도 압수수색을 이어오고 있다. 검찰의 해명에도 시장에서는 19일 시작되는 서울행정법원의 삼바 가처분신청 사건을 의식해 수사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바 개인투자자 A씨는 "검찰이 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으로 법원이 증선위의 행정처분 효력을 중지해 달라는 삼바의 가처분 사건을 인용할 가능성이 있자 압수수색 카드를 꺼내 든 의구심이 든다"며 "만약 가처분 사건이 인용되면 고의 분식회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삼바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돼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개입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가처분 사건 심리가 임박하면서 삼바 사태의 절차적 타당성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병태 KAIST 교수는 "내가 아는 많은 회계 전문가들도 삼바의 고의 분식회계 결정은 말이 안 되는 정치적 해석이라는 이야기들이 많다"며 "절차적으로도 이 문제를 끄집어낸 게 참여연대였고, 금융감독원에서 재조사를 결정한 것도 참여연대 출신인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라는 점에서 고발자와 판결자가 같았던 아주 부적절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더욱이 최근 사법부가 법리대로 해석을 하는 건지, 정치나 여론의 눈치가 더 중요한 건지 확신이 없다보니 가처분 사건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글로벌 제약기업 하나를 세우는 데 십수년에 걸쳐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R&D자금을 투자하고 수많은 연구인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조단위 투자를 하고도 매출이 없는 혹독한 시련을 견뎌 설립 7년 만에 시가총액 4위 기업으로 컸지만 고의 분식회계라는 큰 홍역에 직면해 좌초 위기에 몰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갑천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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