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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 In Life] 어렵사리 ICO 투자에 성공했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6 10:53

수정 2019.01.26 10:53

[코린이 기자의 ICO 참여기-5, 끝] 일반인이 투자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ICO 이용자 친화적 환경 구축, 거래소 기준 필요

암호화폐 거래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기자가 처음 은행통장을 만들고, 암호화폐 거래소에 가입하고,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연결하고, 처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구매해보고, 다른 거래소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보내봤다. 한달여에 걸친 코린이 기자의 체험기 마지막이다. 실제로 암호화폐공개(ICO)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번 체험기를 마무리한다.


기자가 참여하기로 한 ICO 프로젝트는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픽션’이다. 코박을 통해 진행한 ‘픽션’의 얼리버드 세일에 참여하려 했지만 4분만에 완판되면서 참여 기회를 얻지 못했다. 체험기를 위해 다음 프리세일을 기다렸다.


[Crypto In Life] 어렵사리 ICO 투자에 성공했다

■프리세일 참여, 참여수량 정하고 구매하기 누르면 끝


픽션은 코박에서 ‘얼리버드’ 세일을 진행한 뒤 이어서 토큰뱅크에서 토큰세일에 나섰다. 토큰뱅크로 옮겨가서 참여해야 하나란 생각을 했지만, 토큰뱅크에서 또다시 ‘머그샷’ 같은 본인인증 절차를 밟을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어쩔 수 없이 ‘기자 찬스’를 쓰기로 한다.


픽션 측에 코박에서 다음 프리세일이 언제 있느냐고 물었다. 다행히 곧 진행할 예정이라는 답을 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코박에서 ‘픽션’의 프리세일이 진행된다는 공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성공을 다짐하며 프리세일 시작을 기다렸다. 이미 지난 얼리버드 세일에서 어떻게 투자하는건지 확인했기 때문에 자신있었다. 미리 이더리움을 코박 지갑으로 전송하고 시간을 기다렸다. 21일 오후 2시가 되자마자 바로 스마트폰으로 토큰구매를 시도했다.


원하는 수량을 입력한 뒤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자. 이더리움이 전송됐고 잠시 후 전송이 완료됐다는 안내가 등장했다. 드디어 한달여에 걸친 ICO 참여기가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ICO를 통해 구매한 암호화폐는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까지 보유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상장되면 거래소를 통해 현금이나 다른 암호화폐로 바꿀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픽션’의 암호화폐 ‘픽셀’은 아직 어떤 거래소에도 상장되지 않았다. 하루 빨리 상장 소식이 들려오길 바라본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코박은 지난 21일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프로젝트 '픽션 네트워크'의 프리세일을 진행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코박은 지난 21일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프로젝트 '픽션 네트워크'의 프리세일을 진행했다.

■불편하고 번거로운 암호화폐 구매, 이용자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참여기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것이,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귀찮고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모든 절차가 이용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통과해야 암호화폐에 투자할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하는걸까?


정부도 정부지만,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기업들도 이용자 친화적인 환경 구축에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복잡한 지갑주소를 복사하고 붙이는 이런 방식을 우리 부모님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자교육을 받을때, 많이 들었던 말 가운데 하나가 ‘중학교 2학년이 기사를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단어와 대중적인 단어를 쓰라’는 말이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되고,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려면 이용자인터페이스와 이용자경험(UX)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제발 ‘머그샷’ 찍는 방식은 어떻게든 개선해줬으면 한다. 찍으면서 ‘내가 이러려고 체험기 쓴다고 했나’란 자괴감이 들었다.


■거래소 기준 마련, 더 이상 늦추면 안돼


정부의 정책도 문제다. 특히 거래소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제쳐두고라도, 이미 많은 국민들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실체가 불투명한 거래소, 허술한 거래소에서도 거래가 수없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거래소 먹튀’ 얘기도 종종 나온다.


이런 상황을 정부가 손놓고 지켜만 보는 것은 직무유기아닌가? 최소한의 보호장치와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미치지 못하거나 어기면 강력하게 단속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실명확인 가상계좌는 투명한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른바 벌집계좌 영업을 금지하고 은행과 협력해 실명확인 가상계좌로 거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주길 기대한다.


체험기를 마무리하면서 꼭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암호화폐 투자는 투기적 수요 및 국내외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급격한 시세 변동에 노출될 수 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발생 가능한 손실도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
암호화폐의 특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신중하게 거래하길 당부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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