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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日 핀테크 선점 공격투자… 라인페이에 2천억 수혈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7 17:34

수정 2019.02.07 17:34

라인 통해 라인페이 유상증자.. 日 '현금 없는 결제' 확대 정책
글로벌 핀테크 기업 경쟁 치열.. 업계 "라인 2020년 이익개선".. 시너지 불구 단기실적 부진 전망
네이버가 일본에서 간편결제·인터넷뱅크 등 핀테크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금 없는 결제' 비율이 낮은 일본 시장에서 글로벌 핀테크 기업 간 경쟁은 더욱 불붙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메신저 플랫폼 자회사 '라인(Line)'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라인페이에 1억8200만달러(204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라인페이는 20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라인페이는 라인이 100% 출자한 법인으로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라인이 라인페이의 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200만주를 현금 취득한다.
라인은 지난해 74억엔(약 75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장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실적이다. 시장은 핀테크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투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금 소요가 주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일본인의 성향으로 일본 시장은 '모바일 간편결제 플랫폼' 사업이 한국, 중국과 대비 걸음마 단계다. 이에 일본 정부는 '현금 없는 결제' 비율을 20%(2016년 기준)에서 2025년까지 4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내놓고 정책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일본 투자 보폭은 빨라지고 있다. 라인은 내년 일본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이용자 1억6500만명을 가진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약 4000만명이 이용 중인 라인페이를 기반으로 인터넷은행이 설립되면 시너지가 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핀테크를 접목한 증권업 투자도 진행 중이다. 앞서 네이버의 일본 계열사인 라인증권준비회사는 지난달 9일 2037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증권중개 및 투자컨설팅 등 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 마련이 목적이다.

업계에선 당분간 일본 라인 사업 확대로 네이버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라인의 적자 폭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일본 내 간편결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 당분간 라인 핀테크사업에 마케팅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트레이딩 바이(단기매매)'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핀테크 사업'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실적은 당분간 부진하겠지만 내년부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적자 폭은 줄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2020년부터는 이익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페이 확대는 인터넷뱅크(라인뱅크) 사업을 위한 기초작업"이라며 "간편결제, 인터넷뱅크 (인프라)가 잘 돼 있는 한국보다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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