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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세종시 이전 내부작업 돌입… 부처간 협업 강화

정부에 요청 앞두고 기정사실화
부처 승격에 걸맞게 위상 높이고 부처간 협업 촉진·사기고취 추진
행안부처럼 우선 임대 이전하고 추후 신청사 건립 추진에 무게
산하기관들은 이미 이전 공식화
중소벤처기업부가 부처 승격 2년 만에 세종시 이전 방침을 정했다. 부처 위상 강화, 부처간 협업 촉진, 직원 사기 진작의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

14일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중기부는 안팎의 요구로 세종시 이전을 위한 본격적인 내부 작업에 들어갔다. 공청회 등 아직 법이 정한 이전 절차를 밟진 않았지만 이전설로 혼란스러워하는 내부 직원들을 위해 세종시 이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중기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기 위한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일단은 행정안전부처럼 임대로 들어가고, 부지와 예산을 확보해 신청사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도 지지부진했던 세종시 이전 논의가 올해 들어 이전에 힘이 실린 것은 우선 부처 위상 확보 때문이다. 중기부는 2년 전 부처로 승격됐지만 세종에 모여 있는 중앙부처들로부터 아직 '청'에 머물러있다는 비아냥을 듣기 일쑤였다는 전언이다.

중기부 한 관계자는 "부처로 승격된 지 꽤 지났는데도 부처간 회의에서는 청 취급을 받을 때가 많다"면서 "상당히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초반의 우려와는 달리 세종시가 명실공히 행정의 중심이 됐다는 점도 작용했다.

공룡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세종시로 이전을 시작했거나 할 예정이다. 두 부처 각각 약 1000명 가량의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어 약 2000명 가량이 올해 안에 이전을 완료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세종 청사 이전에 필요한 부지나 예산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중기부가 '부처 커뮤니티'에 들어가려면 아쉬운 쪽이 이전을 선택하는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직원들 내부 기류가 바뀐 것도 한 몫했다. 처음엔 대전에 오래 터를 잡고 있던 직원들이 세종시 이전에 시큰둥했으나 부처 사회에서 점점 소외감을 느끼면서 세종시를 반기는 기류로 반전했다는 것이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대전에 청사를 유지할 경우 정권이 바뀌면 도로 청이 될 수 있다'는 우스개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리적으로 가까워지면 부처간 협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건 덤이다.

대전시의 반대라는 관문이 있지만 중기부 규모가 대전시에 미치는 정치적 경제적 기여도는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이 내부에서 나온다.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설은 잠잠해질만하면 나왔다. 1998년 대전청사에 자리잡은 중기부는 2년 전 부처 승격과 함께 세종시 이전설에 휩싸였지만 결국 정부대전청사에 남아 있게 됐다. 이후로도 때마다 이전설이 불거지면서 중기부 공무원들은 혼란을 겪어야했다.

이미 중기부 산하기관들은 세종시 이전을 공식화했다. 창업진흥원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2020년 대전을 떠나 정부세종청사 인근 4-2생활권에 위치한 세종테크밸리로 이전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행복도시법'에 따라 공청회에서 부처 이전에 대한 여론 수렴과 관계기관 협의, 대통령 승인, 고시 등의 과정을 거쳐 세종시 이전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
세종시 이전 제외대상 부처에는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여성가족부만 행복도시법에 명시돼있다.

다만 세종시는 중기부 이전을 정부에 요청하진 않은 상태다. 세종시 관계자는 "여가부와 각종 위원회 이전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지만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중기부는 따로 이전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