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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성공하려면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6 16:34

수정 2019.02.26 16:34

[여의나루]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성공하려면

올해 1월 정부는 수소 모빌리티 산업 육성, 수소연료전지 발전 확대 등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후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적용 첫번째 사례로 국회 등에 수소충전소 설치가 허용되는 한편, 지자체들도 경쟁적으로 관련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고 기업들도 새로운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다소간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감축이라는 친환경적 측면은 물론이고 성장동력 측면에서 이를 적극 추진해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친환경 측면에서는 예를 들어 LNG 발전에 의한 전기를 전기차가 사용하는 경우나 LNG 개질 수소를 수소차가 사용하는 경우 양자간 에너지효율은 비슷하며, 따라서 탄소저감 효과도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군다나 수소차에는 공기 중 미세먼지 흡입과 정화 기능이 있어 미세먼지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성장동력 측면에서는 수소 생산·저장·수송·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로 이루어진 수소위원회나 수소차보다는 전기차에 주력하는 폭스바겐 등에 따르면 2040년께 전 세계 완성차 시장 중 수소차 비중이 15∼25%까지 성장하고 수소는 기차·선박·항공기 등 다양한 모빌리티의 에너지원으로 활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상황에서 특히 수소차의 경우 우리는 기술적 우위도 있으므로 시장선점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있다.

다만, 이번 로드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이 로드맵은 2040년까지의 장기간에 걸치는 계획이란 점에서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오는 정책변화 위험성을 최소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정권교체 시 중단되거나 번복된 정책이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여야 참여 국회포럼 활성화 등 각 정당의 수소정책에 대한 공감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특히 수소차 육성 정책은 지난 정부 말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로 판단된다. 둘째, 지자체들이 수소경제관련 투자나 사업 참여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나,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지자체별 비교우위에 따라 특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중앙정부의 조정기능이 효율적으로 작동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셋째는 수소 관련 인력과 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보해가야 할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는 주로 수소 활용의 양적 목표들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부 기술개발 과제들이 잘 제시되었다. 이에 더해 인력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 전망에 대한 체계적 조사 후 구체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으며, 기술의 경우엔 특히 연구개발(R&D)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함께 모색될 필요가 있다. R&D 생산성이 높은 독일, 이스라엘 연구기관 등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넷째,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완화는 바람직한 조치이나, 여기에 더해 새로운 기업들의 참여와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 조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기존의 수소융합 얼라이언스 등 관련 기업의 네트워킹을 확대하고 정부와 주기적 대화를 가져서 기업의 각종 애로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줄 필요도 있다.


이번의 수소경제 로드맵 마련이 수소경제뿐만 아니라 미래의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우리가 퍼스트무버로 나가는 계기가 되도록 학계, 연구계, 업계 그리고 정부의 합심된 노력을 기대해본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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