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동대 늘린다고?" 일선 경찰관 불만… 警 "의경 폐지로 불가피"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0 10:59

수정 2019.03.11 00:04

3·1절이었던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기동대가 보수단체 회원들의 집회를 관리하고 있다. 잦은 휴일 근무와 민원인과의 충돌은 경찰관기동대의 대표적인 기피 요인으로 꼽힌다./사진=연합뉴스
3·1절이었던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기동대가 보수단체 회원들의 집회를 관리하고 있다. 잦은 휴일 근무와 민원인과의 충돌은 경찰관기동대의 대표적인 기피 요인으로 꼽힌다./사진=연합뉴스

시위진압, 방범순찰, 재난재해시 구호 및 복구를 담당하는 경찰관기동대 증원 계획이 나오면서 일부 경찰관 사이에서 불만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기동대 차출을 꺼리는 내부 분위기 때문이다.
일선의 한 순경은 "군대를 다시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같은 불만에도 불구,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무경찰이 오는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생기는 인력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동대 차출은 내부 기준에 의해 순번이 적용돼, 부조리한 보직 이동 등은 없을 것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기동대 확충...일선 '또 가나' 우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기동대는 기존 20개 중대(1920명)의 40% 수준인 8개 중대(총 768명)을 증원할 예정이다. 올해 충원 예정인 경찰관기동대 인력(총 1425명) 중 절반이 넘는 규모가 서울에 집중되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무경찰이 완전 폐지되는 오는 2023년까지 기동대는 계속 늘어나지만, 지방청 별로 동일한 비율로 충원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는 서울 내 의경부대가 많이 해체됐기 때문에 8개 중대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경찰관기동대는 시위 진압 등 고되고 반복적인 업무와 잦은 주말 근무 등으로 경찰 조직 내에서도 '기피 보직'으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경찰은 1년 단위 순번제로 인원을 충당하고 있다.

과도하게 높은 비중의 순경 인력이 기동대에 투입되면서 다른 곳의 인력 공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서울청 기동대에서 근무했던 A순경은 "피해자 신변 경호나 실종 전담 인력은 항상 부족하다는데, 일을 배워야 하는 젊은 연차의 경찰관들이 기동대에 차출돼 불만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순번제로 운영된다지만 올해에만 (기동대가) 800여명이 늘어난다면 경찰관들의 인사 이동에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인력 공백 불가피…순번 철저"
경찰은 기동대 확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동대의 주력 인원이었던 의경은 폐지로 인해 오는 2023년까지 총 2만5000여명이 줄어들지만, 경찰관 대체율은 30%수준에 그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의경 해체로 전국에서 62개 기동대가 줄어들지만, 이를 대체해 신설되는 경찰관기동대는 35개 중대에 그친다.

기동대를 담당하는 실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다만 기동대 차출은 현재 보직·근무 기간·연령 등 다양한 순번 기준이 있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차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피 부서'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일부 그런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에 대비해 다양한 보완책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주말 집회로 인한 근무나 민원인과의 충돌 등에서도 회의감이 들 수 있으며, 일부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안다"며 "평화 시위 정착, 기동대원에 대한 심리치료 병행 등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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