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짐 로저스 "내 생애 최악의 경제위기 될 것...내년에 위기신호 수면위로 부상"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0 17:04

수정 2019.03.10 17:04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부채때문...한국은 북한 카드있어 유리
대담=김홍재 금융부장

세계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은 "다음번 경제 위기는 내 생애 최악의 위기가 될 것"이라며 경제 위기의 신호들이 내년부터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2008년 경제위기는 과도한 부채 때문에 발생했는데, 지금은 부채 규모가 더욱 커졌다"면서 "2008년 이후 전세계 국가들의 부채규모가 치솟았고, 심지어 중국에도 부채 문제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로저스 회장은 "현재 뉴스에서 "'경제위기가 왔다'고 보도하고 있지 않지만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내년에는 경제위기의 신호들이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로저스 회장은 한국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국은 다행히 다른 국가들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데미지가 적을 것이다"며 "왜냐하면 북한이라는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로저스 회장은 지난 7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국가들의 부채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버블(거품) 붕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로저스 회장과의 일문일답.

― 다음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언제쯤 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경제위기는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다음번 경제위기는 내 생에 최악의 경제위기가 될 것이다. 2008년 경제위기는 과도한 부채 때문에 발생했다. 그런데 지금은 부채 규모가 더욱 커졌다. 2008년 이후 전세계 국가들의 부채규모가 치솟았다. 심지어 중국에도 부채 문제가 있다. 다만, 한국은 다행히 다른 국가들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다. 북한이라는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 한국은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경기둔화로 연결될 것으로 보는가.
▲현재 한국의 가장 큰 무역파트너는 중국이며 중국이 경기둔화를 겪고 있는 것도 맞다. 하지만, 북한과의 통일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데미지가 적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통일이 될 경우 인프라 등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한 타격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본다.

― 그렇다면 언제쯤 통일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면 통일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남북간 무역, 상업, 이민 등이 활성화되면 한 국가로 볼 수 있다.

― 아난티에 사외이사로 몸담고 있다. 통일이 되면 북한 금강산에 있는 아난티도 다시 문을 열 것인가.
▲2008년에 개장한 아난티는 불미스러운 사고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철거한 상태다. 통일이 되면 다시 개장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 보호무역주의에도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10년 만에 최대치 기록했다. 경제 성장에 영향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그는 약 1~2주 안에 좋은 소식(금리인하)을 발표할 것이다. 미국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희소식'으로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으나, 올해 혹은 내년에 상황이 다시 안좋아질 것이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중국을 탓할 것이고, 더욱 심각한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그래서 다음 약세장(bear market)이 내 생에 최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 최악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칠 시기는 언제로 예상하는가.
▲지금 경제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아르헨티나, 터키, 인도네시아, 베네수엘라, 라트비아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아직 뉴스에 '경제위기가 왔다'는 식으로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위기는 아무도 주시하지 않을때 시작된다. 과거 2007년에 아이슬란드가 파산했을 당시 사람들은 아이슬란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몇주, 몇달 후 아일랜드가 파산했고, 곧 미 월가의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였던 베어스턴스가 파산했다. 이후 영국의 최대 은행 노던 록,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그때서야 사람들은 위기가 온 것을 알아차렸다.

― 그럼 언제쯤 위기의 신호가 수면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나.
▲내년엔 모든 사람들이 경제위기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터키, 인도네시아 등 위기가 시작된 국가들에서는 이미 국민들이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조언해 달라.
▲한국에 꼭 남아라. 이곳에 기회가 있다. 아직은 아무도 내 말을 안믿고, 나처럼 한국에 대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사람은 없다. 한국에선 젊은이들에게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이라고 가르친다. 이것은 매우 슬픈일이다.
세계 많은 국가들의 아이들은 장래에 축구선수, 팝스타, 경찰관 등이 되고 싶어 하지만 여기선 공무원이 최고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고 있으니,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뭔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한국에서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 기회를 한국에서 잡으면 분명 큰 돈을 벌 것이다.

정리=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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