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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세계 최초 5G 상용화 제살은 깎지 말자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9 15:01

수정 2019.04.10 15:11

[현장클릭] 세계 최초 5G 상용화 제살은 깎지 말자
한국이 세계 최초 5세대(5G) 통신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지나친 타이틀 경쟁부터 속빈 강정에 비유되는 5G 요금제 등이 대표적 사례다 물론 이같은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럼에도 뒤집어 볼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려 한다.

한국은 미국과 세계 최초 타이틀을 위해 경쟁을 벌였다. 예정된 일정을 수정해 가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열을 올렸다.
결국 4월 3일 밤 11시 한국이 전격적으로 5G 상용화를 단행하면서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세계 최초에 목을 멜 필요가 있었냐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세계 최초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그 덕분에 5G 단말기, 장비, 요금제 등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다. 글로벌 5G 표준도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5G 글로벌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해 관련 시장을 만들어 선점할 기회를 얻었다. 일등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인증해주는 기관이나 단체는 없다.

5G 요금제 부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통사들은 5G 상용화에 맞춰 속도 제한 없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그런데 약관상 일정 데이터 소진량을 넘어가면 속도 제한을 걸었다. 이통사들의 과도한 무제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소비자나 여론은 꼼수라고 호들갑이다.

그러나 데이터 소진량을 살펴보면 이틀 연속으로 50GB 이상을 써야 속도 제한이 걸린다. 가상현실(VR) 콘텐츠 1시간 재생에 20GB~30GB가 소모된다고 하니 최소 2시간 이상 VR 콘텐츠를 이틀 연속 소비해야 한다. VR 기기를 써 본 경험자들은 안다. 10분만 쓰고 있어도 어지럽다. 거기다 현재 데이터 50GB를 이틀 연속 소모시킬 킬러 콘텐츠도 없다. LTE 이용자의 한달 평균 데이터 소모량은 8GB다. 넷플릭스도 시청하고 게임도 즐기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대체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소모하길래 하루 50GB가 부족한지 묻고싶다.

마지막으로 최근 이통사들의 행태에 문제가 있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마케팅비를 자유롭게 쓰는 것은 이통사 재량이다.
하지만 가입자 유치에 혈안이 돼 과도한 지원금을 뿌리고, 공시지원금을 올리는 모습은 3G, LTE 시대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5G 시대에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살아남는다고 외쳤던 주인공이 누군가. 이통사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제살 깎아 먹는 말이나 행동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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