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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안승남 구리시장 ‘파격행보’ 빛났다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8 04:07

수정 2019.04.18 04:07

강근주 정책사회부 부국장
강근주 정책사회부 부국장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대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이 격언에 걸맞은 국가로는 스웨덴-덴마크-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가 거론된다. 북구 스칸디나반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들 국가는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고 인간과 인간이 서로 의지하며 난관을 극복하며 그 중심에는 공동선이 기능한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가르친다.

선험적이리만치 몸에 배인 공동체 의식은 개인 행복은 물론 이웃 행복을 키워준다. 시민 행복은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확산돼 도시-국가 전체를 감싼다. 때문에 북유럽 국가가 지닌 행복은 억지로 조악하게 급조된 것이 아니라 훌륭한 그림이 가진 아우라처럼 은은하게 배어나오고 자연스럽다.

안승남 구리시장이 그런 행복을 눈으로 보고 듣고 느낀 뒤 구리에 접목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오는 24일부터 7박9일 간 일정으로 덴마크 등 북유럽 4개국에 간다.
이들 방문국은 UN국민행복지수에서 매년 3위권에 기록되는 나라다. 구리시 시정 구호가 ‘구리, 시민행복 특별시’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시민행복 특별시를 지향할 정도라면 ‘시민행복 교과서’로 불리는 이들 국가의 속살은 벌써 맛봤어야 했다.

하긴 시장 취임 1년도 안된 점을 미뤄보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더구나 이번 방문에 직원들이 국외연수차 동행한다는 사실은 자다가도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통상 공로 해외출장은 외유성으로 변질되기 십상인데 방문국에서 진지하게 학습하고 돌아와 구리에 응용해 보려는 움직임에는 분명 창조적 파괴가 똬리를 틀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인지 방문단 29명은 각 부서에서 추천을 받아 구성됐다고 한다. 상향식이 아니라 하향식 의견 수렴으로 해외 방문단을 구성했으니, 구성원 역시 뭔가 하나라도 건져올 요량으로 눈을 반짝일 게 명약관화하다.

시장과 공무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사람 중심 도시재생과 행복한 교육, 친환경 교통, 공유경제 현장을 누비다 보면 공직자는 왜 공직에 입문했는지 초심을 떠올리고, 시장은 왜 내가 시장이 되고 싶어 했는지를 반추하게 될 것이다. 그리 되면 7박9일 방문은 7년 9개월 나아가 79년 성숙된 선진 행정현장에 머무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 공직자 마음이, 눈이, 자세가 바뀌면 그만큼 시민 행복은 배가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구리시 방문단은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을 방문해 지속적인 우호교류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당장 교류 업무협약을 맺으면 좋겠지만 이를 다음 기회로 넘겨도 무방하다.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는 없다. 그들의 행복론과 행복에 이른 방식을 절감하고 구리에 이를 이식해 보려는 마음이 지금은 중요하다.

이번 연수가 작년 경기도 시-군 종합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받은 상사업비 중 일부로 추진되니 더욱 그렇다.
시작이 절반이라 했다. 이번 해외 현장학습이 본래 뜻대로 잘 마무리돼 상사업비 할용 수범사례로 전국에 확산될 수 있기를 희구한다.
특히 방문단은 북유럽 행복에 조만간 구리시 행복도 결코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채 귀국했으면 싶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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