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Weekend people] "콘텐츠로 무장한 멀티융합기업, 이커머스 시장 지배할 것"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8 16:59

수정 2019.04.18 17:13

바이난트 용건  EU 이커머스 집행위원회 회장
넷플릭스·디즈니·애플·아마존·텐센트
승자독식 유력한 후보로 꼽아..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국' 기반
알리바바의 성장성 주의해 지켜봐야
미디어도 진화해야 살아남을 것..신문의 종말 막기 위한 변화 필요
'온라인쇼핑의 종말'의 저자인 바이나트 용건(Wijnand Yongen) EU 이커머스 집행위원회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파이낸셜뉴스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온라인쇼핑의 종말'의 저자인 바이나트 용건(Wijnand Yongen) EU 이커머스 집행위원회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파이낸셜뉴스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소비자를 끌어 당기는 콘텐츠로 무장한 기업이 결국 이커머스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방한한 바이난트 용건(Wijnand Yongen) EU 이커머스 집행위원회 회장은 파이낸셜뉴스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미래 세계 소비 시장을 지배할 기업은 소비자들을 끌어 당기는 콘텐츠로 무장한 멀티 융합기업이 될 것이라고 이같이 내다봤다. 용건 회장은 "미래 소비시장이 '승자 독식'의 생태계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고, 이 생태계는 쇼핑에 국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건 회장은 fn이노에듀와 지식노마드가 공동 주최한 강연을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에서 갖기 전에 본지와 이번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예를 들어 아마존은 영역을 뮤직, 책, 신문, 포토서비스 등 여러가지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생성한 후 아마존을 하나의 생태계로 만들어서 그곳에서 소비자들이 모든 것을 찾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건 회장은 "소비자들은 아마존 측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지만, 개인정보 유출보다는 그 정보를 입력했을 시 더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공한다"면서 "더 나은 서비스, 개인취향에 맞게 구성된 컨텐츠들을 제공받으니. 이렇게 정보가 쌓이면서 아마존 생태계 자체가 갈수록 커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자 독식의 후보군도 그는 점쳤다. 그는 "TV 시리즈 산업쪽은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정도가 될 것이고, 유통 리테일 분야는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승자독식의 유력한 후보일 것"이라고 손꼽았다.

이를 공급 독점(모노폴리·monopoly)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수요 독점(모놉소니·monopsony)이라고 볼 수 있다. 모노폴리는 큰 기업이 독식하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받는 것이지만, 모놉소니는 소비자들이 왕으로 취급 받고. 합리적인 가격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개인에 최척화된 서비스를 받기 때문이다.

■승자독식 견제는 정치권 몫
하지만 이같은 승자독식을 막기 위해 전세계 정치인들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용건 회장은 전망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개입해서 한 기업의 권력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라며 "지금도 그런 트렌드가 보이고 있다. 한 개의 기업이 너무 커지면 다른 기업들의 의존하게 되고 그 기업 없이는 사업을 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구글이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구글이 유럽의 시장 점유율 97%인데,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기업들은 구글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들은 구글에 모든 정보를 자발적으로 등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 쇼핑은 권력을 남용해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큰 벌금을 물기도 했다. 수십억 유로 수준의 벌금이었다.

아울러 용건 회장은 유통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감소 문제가 생기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일자리로 어느 정도 상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산업혁명은 큰 혁명은 흐름을 타게 된다"면서 "산업혁명 초기에는 불안정한 상태가 유지되면서 직업의 형태나 요구하는 기술 등이 바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안정화 시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쇼핑의 종말'의 저자 바이난트 용건(왼쪽)과 파이낸셜뉴스 김주현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파이낸셜뉴스신문빌딩에서 저자의 서적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온라인쇼핑의 종말'의 저자 바이난트 용건(왼쪽)과 파이낸셜뉴스 김주현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파이낸셜뉴스신문빌딩에서 저자의 서적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기 때문에 더 많은 서비스·유통 부문에 새로운 전문가들이 필요하게 된다.

용건 회장은 "산업혁명 과도기에서 취업률보다 보다 실업률이 더 크긴 하겠지만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군이 꾸준히 생겨나면서 새로운 종류의 일자리도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 받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홀로그램, 3D 프린터,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습득토록하는 새로운 교육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직업을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 기술중 최근 한국사회에서 급부상한 블록체인은 리테일 산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또 유통산업에서 밸류체인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유경제가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그는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용건 회장은 "경제발전은 항상 비용절감하고 효율적인 쪽으로 흘러서 변화하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대표주자인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그런 흐름에 있다"면서 "공유경제가 장기적으로는 국민총생산량(GDP)을 좀 떨어 뜨릴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다만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아니고 천천히 점차 증가해 대략 50년 이후를 봐야한다고 용건 회장은 덧붙였다.

[Weekend people] "콘텐츠로 무장한 멀티융합기업, 이커머스 시장 지배할 것"


■"알리바바가 세계 5위 경제권 이룰 수도"

용건 회장은 이번 아시아 지역 방문 기간에 중국에서 알리바바 경영진과 만남을 가졌다. 그는 국제 리테일 협회(International Retail Association)를 통해서 전세계에서 다양한 리테일산업의 유력인사들과 협력을 해왔다.

그는 "이번 아시아 지역 방문와중에 중국에서 알리바바 계열사인 티몰 경영진을 만났다"면서 "(우스개 소리 같지만) 먼 미래에 미국, 중국이 1, 2위 경제권이고 그 뒤를 이어 알리바바가 세계 5위권의 경제권을 이룰 수도 있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를 중국에서 듣고 왔다"고 소개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을 기반으로 알리바바가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게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용건 회장은 미래의 미디어산업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그는 위축되는 신문시장의 해답은 결국 소비자에게 있다고 단서를 제시했다. 용건 회장은 "미디어는 리테일 산업과 비슷하다.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결정하고 기회를 제공한다는 식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디어도 재창조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고 좋은 가치를 제공해주는 쪽으로 진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용건 회장은 신문의 종말을 막기 위해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신문들은 항상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변해야 한다"면서 "온라인 구독, 앱, 영상 등에서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쇼핑의 종말 바이난트 용건/지식노마드
온라인쇼핑의 종말 바이난트 용건/지식노마드

온·오프라인 쇼핑 결합 시대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온라인쇼핑의 종말(the end of online shopping)'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쇼핑의 결합의 시대에 대한 조망을 할 수 있는 서적이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 가상현실, 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디지털 경제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경제, 비즈니스와 소비자를 만든다.

 온라인 쇼핑에서 시작된 디지털경제는 오프라인 경제와는 판이하게 다른 경제와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승자의 저주가 아니라 승자독식으로 이어지는 플랫폼경제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의 리테일 타이탄들의 등장으로 귀결됐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되는 디지털은 소유보다 이용에 기반한 공유경제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 컴퓨터, 아이패드, 비디오게임과 함께 성장해온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 쇼핑을 습관처럼 받아들인 최초의 세대로 미래시장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바이난트 용건은 누구

바이난트 용건(Wijnand Yongen)은 EU 이커머스 집행위원회 공동창설자이자 회장이며 네덜란드 이커머스협회의 창설자, 글로벌 리테일 산업 리더 연합체인 FIRAE(Forum for International Retail Association Executive)의 정회원, 리테일 산업 트렌드 분석가, 네달란드 최초 온라인 쇼핑포털 매크로폴리스 창립자, 대학교수이며 유명 작가다. 그는 이번 아시아 지역 방문에서 자신이 집필한 서적 '온라인 쇼핑의 종말(the end of online shopping)'에 대한 홍보도 펼쳤다.
이 서적에서 온라인쇼핑이 오프라인과 합쳐져 '온라이프(onlife)' 생태계가 미래에 펼쳐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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