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찰, 황하나·최종훈 황당한 해명… 네티즌 "해외토픽감"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9 17:49

수정 2019.04.19 17:49

최종훈에 보낸 생일축하 문자 "만족도 조사 차원… 문제없다"
황하나 상황실 견학 해명도 눈총.. "국민 바보로 보는가" 부글부글
경찰 조직 내부서도 납득못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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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상황실 견학'으로 논란이 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위쪽 사진)씨와 2016년 '생일 축하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씨. 연합뉴스
'경찰 상황실 견학'으로 논란이 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위쪽 사진)씨와 2016년 '생일 축하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씨. 연합뉴스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경찰의 일부 해명이 '비현실적이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 변명이 오히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에 대한 '생일축하 문자' 의혹에 대해서는 "만족도 조사 전화를 한 날이 생일이라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하는가 하면,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의 '경찰서 상황실 견학' 논란은 "상황실을 보고싶다고 해 견학시켜줬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이같은 해명에 대해 내부에서도 '납득이 어렵다'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네티즌 "해외토픽감" 조소

'해외토픽감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심하다'

'경찰관이 최씨에게 생일 축하 문자를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해명을 내놓자 이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해당 의혹에 대해 당시 교통조사계장이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절차 상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서 차원에서 민원인 만족도 조사를 위해 평소처럼 전화한 것"이라며 "민원인 명부를 놓고 전화를 돌리던 중, 마침 그날이 최씨의 생일이라 호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생일 축하드린다'고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화 당시 최씨가 연예인이라는 인지는 없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변명이 궁색하다"며 "창의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비꼬기도 했다.

황씨의 '상황실 견학 논란'에 대한 해명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5일 관련 의혹에 대해 "2015년 황씨가 상황실 등을 구경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시 경무과장이 경찰서에서 큰 소리로 울고 있어 달래주려고 과장실로 데려갔고, 상황실을 보고 싶다고 해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경무과장은 당시 황씨가 누구인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상황실이 견학장소인가' '국민을 바보로 보는가'라며 비판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납득 못해

경찰 내부에서도 이 같은 해명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최씨 생일축하 전화' 논란에 대해 "통상적으로는 (만족도 조사 전화는) 가장 말단 직원이 한다"며 "(계장이) 전화한다고 안되는건 아니지만,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목을 끌고 있는 사안이라면 계장이 직접 전화를 할 수도 있으나, 최씨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화했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경찰관은 "만족도 조사는 일선 경찰관들은 신경쓰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계장이 직접 전화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황씨의 '상황실 견학'에 대해서는 "상황실은 순찰차가 어디에 있는지 다 보이는 일반인 통제구역"이라며 "(해명에서) 걸고 넘어질 게 한두개가 아니다"고 또 다른 경찰관은 전했다.

'버닝썬 경찰 유착 의혹' 등으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석연치 않은 해명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믿지 않는 상황이 된 것 같다"며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합리적인 시스템 마련을 통해 (경찰이) 행동으로 보여주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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