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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편중 반도체 사업 리스크 입증.. 비메모리 등 사업 다각화 목소리 커져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2 17:40

수정 2019.05.02 17:40

업계 "특정 제품군 의존 줄여야"
변동성이 큰 메모리 시황에 따라 전체 반도체 시장도 출렁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한 주기를 나타내며 시황이 변화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부문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부문에 편중된 한국 반도체 산업 구조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됨에 따라 최근 제기되는 비메모리 육성 필요성에 힘이 더욱 실리고 있다.

2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에 비메모리 보다는 메모리 제품의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호황기를 보였던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은 14%를 기록한 가운데 비메모리 시장은 8% 성장률을 나타냈다. 메모리 시장이 25%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을 성장세를 키웠다.


메모리가 초호황기를 지났던 지난 2017년엔 반도체 시장에서의 메모리 영향력이 더욱 컸다. 전체 반도체 시장은 25%의 성장률을 나타낸 반면 비메모리는 11%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메모리 시장이 64%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문제는 시황 둔화기다. IC인사이츠는 올해 메모리 시장이 전년보다 2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도 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비메모리 시장은 0%의 성장률을 보이며 시황 약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피해가는 분위기다.

메모리 시장의 둔화세가 깊어지면서 올해 1·4분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급락했다. 메모리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출이 전 분기에 비해 각각 23%, 32% 하락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올해 회계연도 2·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21% 감소했다.

전체 반도체 시장도 움츠러들었다. 지난 1·4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역대 4번째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IC인사이츠는 1·4분기 반도체 시장 매출이 전분기보다 17.6%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2001년 1·4분기와 2·4분기의 20.5%와 지난 1985년 1·4분기의 18.0% 다음으로 역대 네번째의 높은 감소율이다.

메모리 시장의 과잉 공급과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성장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시장의 변동성이 작다는 점에서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구조 개편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 등 10년간 133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황기가 다시 찾아오면 사업 다각화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잃을 수 있다"면서 "리스크 관리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특정 제품군에 대한 의존도를 꾸준히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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