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알츠하이머병 원인 규명에 필요한 뇌세포 추적관찰 성공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6 12:33

수정 2019.05.06 12:33

융합 일차배양 뇌세포를 이용한 미세아교세포 특이적 형광화합물 스크리닝 방법 모식도(가). 융합 일차배양 뇌세포는 갓 태어난 생쥐의 뇌세포를 배양해 만든다. 연구진은 880여 개의 형광물질을 보유한 라이브러리를 탐색해 미세아교세포 형태만을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화합물질을 선별했다(나). 그림 다)는 최종적으로 선별된 화합물질인 CDr20의 화학구조를 보여준다. 그림 라)는 살아있는 융합 일차배양 뇌세포에 CDr20과 세포 핵 염색물질을 적용한 모습이다. 사진=IBS
융합 일차배양 뇌세포를 이용한 미세아교세포 특이적 형광화합물 스크리닝 방법 모식도(가). 융합 일차배양 뇌세포는 갓 태어난 생쥐의 뇌세포를 배양해 만든다. 연구진은 880여 개의 형광물질을 보유한 라이브러리를 탐색해 미세아교세포 형태만을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화합물질을 선별했다(나). 그림 다)는 최종적으로 선별된 화합물질인 CDr20의 화학구조를 보여준다. 그림 라)는 살아있는 융합 일차배양 뇌세포에 CDr20과 세포 핵 염색물질을 적용한 모습이다.
사진=IBS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는데 필요한 미세아교세포를 추적·관찰하는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장영태 부연구단장(포항공대 화학과 교수) 팀은 제현수 싱가포르 듀크엔유에스의대 교수, 싱가포르 국립바이오이미징컨소시엄(SIBC) 연구진과 함께 미세아교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형광물질 'CDr20'을 개발하고, 살아있는 동물의 뇌에서 미세아교세포의 활동을 실시간 추적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미세아교세포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난치성 질환인 신경퇴행성뇌질환의 발병과 진행에 관여하기 때문에 개발된 형광물질이 향후 뇌질환의 궁극적인 원인 규명, 치료기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에는 침투한 병원체나 뇌세포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부'가 있다. 바로 뇌세포 중 12%를 차지하는 미세아교세포다. 미세아교세포는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를 없애 뇌 회로를 효율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지나친 미세아교세포의 활동은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국제공동연구진은 형질전환 없이 간단하게 미세아교세포를 표지할 수 있는 형광물질을 찾아냈다. 알츠하이머병 모델 생쥐의 꼬리 정맥을 통해 CDr20을 주사했다.
형광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CDr20이 미세아교세포만 정확하게 염색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뇌의 미세아교세포에만 존재하는 Ugt1a7c 효소를 이용해 미세아교세포를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형광표지를 개발했다.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살아있는 개체의 뇌 속 미세아교세포를 형질전환동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간단하게 표지할 수 있는 최초의 형광물질을 개발한 것"이라며 "다른 뇌세포에서 발현되지 않는 특별한 효소와 반응해 형광을 내는 물질로, 의·생명 분야의 후속연구로 이어져 궁극적인 뇌질환 치료제가 개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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