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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9 17:26

수정 2019.05.19 17:26

[차관칼럼]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1997년 타임의 라이프가 새천년을 앞두고 인류 역사를 바꾼 20대 사건을 발표했다. 그중 11가지가 TV, 백신, 증기기관 등 과학기술적 발견이었다. 이렇듯 인류가 700여년간 과학기술로 이뤄낸 성장을 한국은 단 60년 만에 따라잡아 지금은 경제규모 세계 11위의 강국이 됐다. 1970년대 한국의 수출 주력상품은 신발, 섬유, 가발과 같은 1차 제품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조선, 디스플레이, 휴대폰과 같은 제품이 주를 이룬다.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과학기술의 힘이 컸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저금리, 저소비, 저성장의 뉴노멀 시대를 한국도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곡점을 맞아 혁신하지 못하면 쇠퇴의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지금 한국은 앞으로의 더 큰 성장을 위해 과학기술을 혁신하고 과학기술로 혁신하는 두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먼저 과학기술을 혁신해 현재를 바꾸고 있다. 연구자가 중심이 되고 연구자에게 연구비가 지원되고 연구비는 연구에 쓰이고, 이를 통해 연구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과감히 바꿨다. 연구자가 자유롭게 주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기초연구예산을 대폭 확대했으며, R&D 전 과정을 혁신해 도전적이고 창의적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신진 연구자의 조기 정착을 위해 연구장비 구축비를 지원하고, 생애기본연구체계를 마련하는 등 연구비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종이영수증 제출 관행을 없애고, 연구비 관리시스템은 통합해 연구비 관리와 집행업무에 대한 행정부담을 대폭 줄였다.

혁신은 현재를 바꾸고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혁신은 단번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세대(5G) 통신은 2세대, 3세대, 4세대 통신시장이 성장할 때마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미리 다음 세대를 준비한 결과다. 바이오분야도 수십년간 꾸준하게 R&D 투자를 해 최근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시대로 전환하기 위해 정부가 수소경제, 자율주행 R&D를 적극 지원하는 것도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하는 것도 끊임없는 혁신의 길을 달리는 것이다.

또한 미래를 위해 미룰 수 없는 질문을 던져 과학기술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지구는 괜찮을까. 전쟁이나 테러의 위협 없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로봇이 사람을 흉내내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할까"와 같은 원천적 질문으로부터 새로운 혁신이 시작된다. 이에 대한 대답은 과학기술로부터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인류가 과학기술로 성장을 하면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이 왜 성장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산업혁명이 처음 일어났던 18~19세기 유럽에서 대부분의 인간은 생계를 위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 80시간 이상을 일해야 했다. 이후 2차, 3차 산업혁명을 거쳐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성인 주 40시간 정도의 노동만으로 아이들은 교육을 받으며 자랄 수 있게 바뀌었다.
이렇듯 혁신은 기술의 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의 성장을 이끌어 줄 것이다.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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