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스트리아 부패스캔들로 연정 붕괴… 조기총선 치른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9 17:44

수정 2019.05.19 17:44

오스트리아가 극우 부총리의 부패 의심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연정이 붕괴되는 등 격랑에 휩싸였다. 조기총선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로 인해 이달말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대륙의 포률리즘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가 러시아 집권층 인물의 조카와 대화하는 동영상이 독일 매체에 보도되자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 연정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다며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쿠르츠 총리는 알렉산데르 반데르벨렌 대통령에게 총선을 최대한 앞당겨 실시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공영방송 ORF는 전문가들이 선거가 9월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우와 반이민 성향의 자유당 대표인 슈트라헤 부총리는 몰래 촬영된 동영상이 공개되자 이날 총리직과 당대표직에서 사임을 발표했다.


독일 슈피겔과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입수해 보도한 동영상에서 슈트라헤 부총리는 스페인 휴양지인 이비자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러시아 여성에게 정부 계약 사업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같은 당소속인 요한 구데누스와 함께 이 여성에게 자유당을 후원하고 일간지 크로넨차이퉁을 인수할 경우 건설 사업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밖에 오스트리아의 정치 헌금법을 피하면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한 재단을 통해 건네받는 것을 제안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슈트라헤 부총리는 사임 성명에서 당시 심하게 술에 취했으며 청소년처럼 행동했다며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불법 설치된 감시 장비로 인해 자신이 "정치적인 암살"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사회민주당은 문제의 동영상은 권력남용과 뇌물, 돈세탁 같은 위법 행위를 보여주고 있다며 검찰의 조사를 요구했으며 오스트리아 감사원과 법무부도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오는 23~26일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슈트라헤 부총리의 사임에 따른 오스트리아 연정 중단 발표로 통제된 이민 정책을 요구해온 유럽의 포퓰리스트들이 타격을 입게됐다고 분석했다. 슈트라헤는 이탈리아와 독일의 극우 정당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해왔다.


이번 문제의 동영상 폭로 전에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오스트리아에서 총선을 치를 경우 쿠르츠 총리의 국민당이 다수당이 되겠지만 연정없이는 집권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여 새로운 당을 물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는 집권 기간동안 국민당이 2차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연정을 구성해온 사회민주당과 관계를 악화시켰다.
또 쿠르츠 총리 본인도 극우 성향의 자유당과의 연정을 이끌어오면서 정치적 리스크를 키워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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