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가톨릭대 남석우 교수, 간암세포 억제 효과 및 종양 면역 활성화 기전 발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0 10:05

수정 2019.05.20 10:05

간암발생과정에서, HDAC6의 발현이 감소하게 되면 종양 microRNA인 let-7i-5p의 발현이 증가하게 되고, TSP1의 발현이 감소되어 간암발생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HDAC6-Let-7i-5p-TSP1 신호전달 축을 타겟으로 간암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간암발생과정에서, HDAC6의 발현이 감소하게 되면 종양 microRNA인 let-7i-5p의 발현이 증가하게 되고, TSP1의 발현이 감소되어 간암발생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HDAC6-Let-7i-5p-TSP1 신호전달 축을 타겟으로 간암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의료진이 간암 억제 유전자 조절을 통한 간암세포 억제 효과와 종양 면역 활성화 기전을 밝혀냈다.

가톨릭대의대 병리학교실 남석우 교수팀은 간암에서 억제되어 있는 유전자 활성을 유도해 간암세포를 억제하고 면역을 활성화하는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간암 억제 유전자 HDAC6의 마이크로 RNA Let-7i-5p' 조절을 위한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그 결과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HDACs)로서 간암 억제 유전자인 HDAC6의 종양세포 성장, 전이, 혈관신생 및 면역조절기전을 포함하는 종양 억제 기능을 규명함으로써 종양 조절 기전 제어에 의한 새로운 간암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로 'HDAC6-Let-7i-5p-TSP1-CD47' 조절 기전 제어에 의한 간암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었다.

HDAC6는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의 하나로, 대부분 다양한 암종에서 발현이 증가되어 있으며 종양을 형성하고 발달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남 교수팀은 지난 2012년 HDAC6가 간암에서 유일하게 종양 억제 유전자라는 것을 규명했다.

HDAC6가 간암 억제 유전자로서 치료적 가능성은 인정됐지만 간암 억제 기전에 대한 연구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남석우 교수팀은 HDAC6가 대표적인 후성유전조절인자 중 하나라는 사실에 근거해 정상 간세포에서 암 발생에 기여하는 다양한 마이크로 RNA(microRNAs)를 제어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과정을 통해 연구팀은 간암 발생 과정에서 HDAC6가 그 기능을 소실하거나 억제되었을 때 특이적으로 증가하는 종양 유발 마이크로 RNA를 탐색한 결과 Let-7i-5p를 특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Let-7i-5p가 생체 내 강력한 혈관 신생 및 종양 성장 억제제로 잘 알려진 트롬보스폰딘-1(Thrombospondin-1, TSP1)의 단백질 번역을 저해함으로써 간암 생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 Let-7i-5p에 의해 억제된 트롬보스폰딘-1은 대식세포의 종양세포 포식작용(phagocytosis)을 활성화하지 못해 종양 면역 기능 소실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실시한 결과 HDAC6의 활성을 유발하면 종양 유발 마이크로 RNA인 Let-7i-5p의 생성이 억제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Let-7i-5p의 생성이 억제됨에 따라 트롬보스폰딘-1의 단백질 생성 증가에 의해 종양세포 성장, 전이 및 혈관 신생화가 억제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최근 종양세포의 CD47 수용체와 대식세포의 면역억제 수용체인 SIRPa가 결합하여 종양 면역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남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HDAC6에 의해 조절되는 트롬보스폰딘-1이 종양세포의 CD47 수용체와 우선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대식세포의 종양 면역 기전을 활성화 한다는 것을 세포주 및 동물실험 수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HDAC6를 간암 억제 유전자로 최초 보고한 후, 후속 연구를 통해 종양 미세환경에서 실제 종양세포와 면역세포 및 간세포의 복잡한 조절 네트워크를 규명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HDAC6-Let-7i-5p-TSP1 조절 축에 대한 특이적 제어를 이용한 간암 치료 가능성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 성과이며 새로운 간암 치료법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세계적인 간질환 관련 학술지인 간학회지(Hepatology, IF 14.079) 게재됐으며 논문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소개됐다.

한편, 간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려워 예후가 불량하고 다른 암에 비해 5년 생존율이 32.8%로 낮은 편으로,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간암은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3대 호발암 중 하나로 매년 1만 5000여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