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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민주당에 '정면충돌'..회담 3분만에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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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허위조사 멈춰라..이전에 같이 일 못해"
'맞불 회견' 민주당, 트럼프에 회담 파행 책임 물어
외신들 "파행 예정된 것 아닌가"

트럼프, 민주당에 '정면충돌'..회담 3분만에 파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에 대한 허위조사를 멈추지 않으면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와 회담 자리를 참석한 지 3분만에 박차고 나오면서 민주당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즉석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기 전까지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맞불 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회담 파행의 책임을 물으며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3분만에 돌연 퇴장..기자회견 자청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민주당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사회기반시설 개선사업 관련 논의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에 들어간 지 3분 만에 나오면서 회동은 종료됐다.

WP는 예정시간보다 15분 정도 늦게 회담 장소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의원들과 악수를 하지도 않고 테이블 상석에 앉지도 않고 선 채로 "펠로시 의장이 끔찍한 말을 했다. 나는 당신들보다 더 사회기반시설을 하고 싶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는 못 한다. 그러니 허위조사를 당장 그만둬라"고 말한 뒤 곧장 나가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끔찍한 말'은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민주당 비공개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이 은폐하기 바쁘다고 본다"고 말한 것을 두고 분노한 것으로 외신들은 해석했다.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로즈가든으로 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 수사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도 의회 차원의 허위조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그는 "나는 은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조사가 중단되지 않으면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 모든 것은 미국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시도였다"고 비난했다. 이날 로즈가든 연설대 정면에는 '공모·사법 방해는 없었다'고 적은 팻말까지 붙어 있었다고 WP는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이후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가 미국을 찢어놓고 있지만, 나는 계속 미국 국민을 위한 기록을 세워갈 것"이라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펠로시, '탄핵' 언급하며 압박수위↑
민주당 지도부도 국회로 돌아온 직후 실망감을 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기반시설과 관련해 민주당과 협력하는 데 있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고 파행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펠로시 의장은 이후 이날 오후 좌파 성향의 미국진보센터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해 "대통령은 명백한 사법 방해를 하고 있고 은폐하기 바쁘다"면서 "이는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라고 압박수위를 높이는 등 트럼프의 반응에 물러서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슈머 원내대표도 "이날 백악관에서 일어난 일을 지켜봤다면 입이 떡 벌어졌을 것"이라면서 로즈가든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 붙어 있던 '공모·사법방해 없었다'는 팻말을 가리키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계획된 것으로 '파행'을 연출하고 도망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2조달러 사회기반시설 투자 예산 조달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없어 미리 계획한 방법으로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예정된 것으로 추측했다.

NYT는 "펠로시 의장의 '은폐'관련 언급 이전에 회담이 파행될 것으로 아마 예정됐을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사회기반시설 투자 예산 의회 통과는 멕시코 및 캐나다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TO)의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민주당에 보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조달러(약 2300조원)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투자 예산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이미 멀어진 상태였다"면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예산 조달에 대한 명백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데다 공화당 내에서는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미국 내 노후된 철도·도로·공항·통신 등 사회기반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25년간 2조달러(약 2300조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백악관과 민주당 모두 예산 조달 방법에 대한 명백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날 회동 파행으로 당분간 계획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