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기본과 상식 지켜달라" 한국당 향해 작심 비판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9 17:26

수정 2019.05.29 17:26

"공직자 기밀 유출 국민께 사과.. 강효상 공익제보라는 정당 유감"
한국당 "정치 탄압 정점 찍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외교부의 기밀 유출 사태와 관련,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호한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외교부의 기밀 유출 사태와 관련,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호한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 유출 사건'과 관련해 "기본과 상식을 지켜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강효상 의원과 강 의원을 비호하고 나선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것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국회에 강효상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협공을 폈다. 반면, 한국당은 '정치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을지태극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간의 통화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권리라거나 공익재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작심한 듯 "외교부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명의 여지없이 있어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며 "정부로서는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새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에 대한 작심 발언을 내뱉었다.

문 대통령은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의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을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며 "당리당락을 국익과 국가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외교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원칙에 대한 문제다.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외교 기밀에 대해서는 외교에 대한 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다"며 "그래서 이 자체가 정쟁의 도구라든지 아니면 당리당략에 이용돼서는 안 될 부분에 대한 입장을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의 공세에 대해 '정치 탄압'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대통령께서 야당 정치 탄압에 정점을 찍었다고 볼수 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이 모든 정쟁을 사실상 총지휘하시는 것이라는 느낌이다.
외교무능이나 실질적으로 체면 손상한, 국익 손상이 아니라 체면 손상에 대해서 이렇게 야당을 몰아세우는 데 앞장서는 모습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격에 무슨 도움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는 6월 9일부터 6박 8일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을 국빈 방문한다.
문재인 정부 역점 과제인 △혁신성장 △평화 △포용국가 실현 행보의 일환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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