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김정은, 트럼프에게 '친서'..美와 대화 끈 유지하고 南엔 속도조절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2 16:35

수정 2019.06.12 16: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또 다시 친서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부터 친서를 이용해 회담을 이끌고, 교착 국면을 전환시킨 바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교착 국면에 빠진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북한은 한편 이희호 여사 조문단은 파견하지 않고 조의문과 조화만 전달하기로 했다. 남북 관계는 속도 조절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트럼프 "아름다운 친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으로부터 어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진 친서였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의 내용과 전달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친서는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 된 후 약 4개월만에 전달된 것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12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개최한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이 되는 시점에 친서를 보낸 것도 의미가 있다. 이는 미국과 만났던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며, 그런 기조를 지속할 필요성 있다는 메시지도 되기 때문이다.

박정진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간 대화가 무르익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친서가 그 계기가 될 수는 있다고 본다"며 "친서가 시발점이 돼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 고위급회담, 특사 파견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여정, 판문점서 조의·조화 전달
북한은 또 지난 10일 별세한 이희호 여사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판문점 통일각에서 우리 측에 조의와 조화를 전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나갔다.

이는 북측에서 조문단을 꾸려 방남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이희호 여사가 조문단을 꾸려 방북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친서를 보내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 둔 것과 달리 남북 관계는 지금처럼 속도 조절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고위급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해도 현재 대통령이 국내에 없기 때문에 만나기 어렵고, 우리를 더 압박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며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을 보내는 방식을 택해 우리나라 내에서 형성될 수 있는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