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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투톱에 장제원 '쓴소리'..소장파 신호탄 되나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2 16:49

수정 2019.06.12 16:52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장제원 의원(오른쪽)이 지난달 7일 오후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에서 어묵을 먹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장제원 의원(오른쪽)이 지난달 7일 오후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에서 어묵을 먹고 있다.

국회 정상화를 놓고 여야간 협상이 장기화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지도부에 대한 쓴소리가 나오면서 단일대오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와 함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및 정치개혁특위 간사로 투쟁에 함께 했던 장제원 의원이 12일 황교안 대표의 장외투쟁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대여 협상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지속적으로 조건없는 국회 복귀로 원내투쟁할 것을 외쳤던 장 의원은 이날 제왕적 대표제를 언급하면서 당 지도부의 전략에 문제를 제기했다.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당내 뚜렷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지 않던 상황에서 장 의원이 계파 투쟁이 아닌 대여 투쟁 행보를 지적한 만큼, 국회 정상화 교착 국면에서 소장파의 목소리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장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민심은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하라고 한다"며 "이토록 엄중한 국민들의 질타 속에서도 한국당에는 소위 '투톱정치' 밖에 보이질 않는다"고 일갈했다.

장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는 '제왕적 당 대표제'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올스톱 시켜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 뿐"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의 전국 민생투어를 겨냥한 장 의원은 이러한 상황임에도 당내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당내에는 '침묵의 카르텔'만 흐르고 있다"며 "건강한 비판은 사라진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정말 싸우려 한다면, 결기를 가지고 똘똘 뭉쳐 장외로 나가 문재인 정권이 백기를 들 때까지 싸우자"라면서 "아니면 국회 문을 열어 제치고 원내 투쟁을 하자. 국민들에게 주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 당 지도부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대여 투쟁에 나섰던 장 의원의 이같은 비판론이 조용하던 당내 소장파들의 응집을 촉진시킬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잇따른 막말 논란과 내년 총선을 의식한 공천 갈등 양상이 가시화되는 분위기에서 국회 공전까지 겹쳐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힐 경우, 위기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장파 목소리에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 체제 이후 외연확장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당 의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일단 당 지도부 성토를 넘어 국회 보이콧 철회와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하는 의견에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야 3당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의 협상도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협상의 여지는 다소 넓어질 전망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패스트트랙 처리와 관련해 "한국당이 국회에 돌아오면 한국당 안을 포함해 처음부터 논의에 임한다는 정신으로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유화책을 거듭 제시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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