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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한류의 끝은?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9 17:30

수정 2019.06.19 18:12

[fn논단] 한류의 끝은?
아시아의 비틀스 반열에 오른 BTS, 세계 영화계 정상에 오른 봉준호 감독, 여기에 U-20 월드컵 준우승까지 최근 우리 문화계는 역사적으로도 전성기를 맞이한 것만 같다. 그런 만큼 과연 이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불안도 크다. 답답하기만한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 국민들은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마저 '내리막'이 된다면 제대로 숨쉬기도 어려울 것 같다.

한류는 1990년대 후반 한국 드라마가 중국 TV에서 인기를 끌면서 시작되었고, 용어 자체는 중국의 인민일보가 처음 만들어 사용했다. 당시 최정상 K팝 그룹인 HOT가 베이징에서 공연한 대형 콘서트를 보도하면서 '한국음악의 유행'이라는 의미로 썼다. 한편 한류가 산업적으로 급성장한 것은 일본과 대만 등으로 수출된 TV 드라마 덕분이다.
그 결과 2002년부터 국내 드라마 수출이 수입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한류 약진에 고무되어 필자는 2002년 말 (사)한국문화산업포럼을 결성해 지금은 한류의 리더가 된 기업인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당시를 회고하면 요즘 우려하고 있는 '반한류''혐한류' 현상이 이미 등장해 2006년에는 드라마 수출이 감소하고 한류 콘텐츠 자체의 국제경쟁력에 대해 우려했다. 특히 국내 전문가들은 한류라는 의외 현상에 대해 비관적 견해가 컸다. 한마디로 'fad', 즉 일시적 유행일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사실 한류라는 전례 없는 현상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한류는 이후에도 10년 넘게 국내외 장애요인들을 극복하고 인터넷·모바일 기술이 가져온 새로운 기회에 올라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류의 10년은 어떤 모습일까? 예측불허의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과거와 현재의 모습으로 합리적 추측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K팝 시장에서 BTS의 파급효과와 그 이후를 분석해보면 그동안 축적한 역량과 몰려오는 새로운 기회로 인해 아무래도 '한류의 내리막'을 이야기할 단계가 아닌 듯하다.

우선은 K팝 분야에서 신기록을 세운 BTS의 놀라운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K팝에 대한 수요가 질적·양적으로 급속히 증대할 것이 확실하다. 여기에 지난 20년 동안 그래왔듯이 미래 흐름을 주도하는 신전략들이 등장함으로써 전 세계 음악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NCT라는 보이그룹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NCT라는 K팝 그룹은 멤버를 특정하지 않는 플랫폼형 신개념으로 지금까지 6개국 출신의 21명이 5개국 언어를 사용하며 다양한 서브 그룹으로 활동한다. NCT의 대표그룹인 NCT127은 지난달 발매한 미니앨범으로 빌보드에서 11위를 차지함으로써 BTS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전원 중국계 멤버로 중국에 특화된 WayV는 데뷔 6개월 만에 중국 최대 음악사이트 QQ뮤직과 아이튠스 글로벌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조만간 인도네시아(I-pop), 태국(T-pop), 베트남(V-pop)을 선도할 NCT그룹들도 등장할 계획이다.

해외 문화전문저널에서는 이러한 신전략에 대해 국경과 대륙을 초월하고 국가 간 문화 차이를 극복함으로써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로 더욱 확장할 것으로 평가한다.
우리 젊은 인재들이 스스로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류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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