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비건 訪韓, 한미회담 '비핵화 의제' 협의 가동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7 15:59

수정 2019.06.27 15:59

28일 비건-이도훈 북핵문제 협의·만찬
판문점서 北인사 접촉 "사실상 불가능"
트럼프 입국 당일, 특별한 일정 안 잡아
미국의 북핵수석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스1
미국의 북핵수석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스1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7일 한국에 도착한다. 비건 대표는 오는 30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의견 교환을 하며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건 대표가 이날부터 일요일까지 한국을 찾는다"면서 "내일인 28일 오전 10시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실에서 이도훈 본부장과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하고 점심 전에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비건 대표는 이날 도착 이후 저녁식사와 내일 오찬은 이 본부장 등 우리 정부측 인사와 먹지 않고 내부적으로 따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비건 대표와 이 본부장의 만찬은 28일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28일 오전부터 점심 전까지는 이 본부장과 만나고 오후에는 통일부를 찾아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만나 최근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상황, 최근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식량지원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등이 모두 출국했기 때문에 비건 대표는 따로 청와대에 들어가 우리 정부 고위인사와 회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는 29일 비건 대표는 따로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인 29~30일보다 비건 대표가 이틀이나 먼저 입국하고, 최근 북미 정상간 '친서외교'로 북미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어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나 실무협상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라면서 "나는 그 사람(김정은)과 다른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관계 개선조짐이 있지만 북미 양측의 접촉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의 북한 핵 문제 관련 최전선에 있는 비건 대표가 이 본부장과 어떤 결론을 도출할 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비핵화를 '동시적 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과 건설적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북한에 여지를 줬다.

이날 통일부도 한과 미국이 소강국면 하에서 정상간 친서 교환을 통해 북미대화의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했다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하노이 담판 이후 미국이 내세웠던 비핵화 전제인 '일괄적 비핵화·빅딜'에 비교하면 미국도 최근 한 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교가에서는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는 제재완화 문제나 남북경협 재개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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