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맥주·담배·화장품 일본제품 쓰지맙시다"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7 17:42

수정 2019.07.07 17:44

"취지 알지만 중소상인·점주만 피해볼수도"
'메이드 인 재팬'에 엇갈린 시선
게티이미지 뱅크
게티이미지 뱅크
일본 정부가 한국을 겨냥해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수출규제 조치를 내리면서 생겨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전례없이 커지는 가운데 시민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일본 정부에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보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日 제품 불매운동 구체화돼 '확산'

일본에서 6년 간 유학생활을 한 박모씨(30)는 "한·일 양국 간 감정이 있다는 것은 느꼈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현재 일본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 친구들도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며 긴장감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들었다"고 7일 전했다.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구체적인 행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마트협회 200곳은 이미 일본 맥주나 담배를 전량 반품처리하고 판매를 중지했다"며 불매 운동으로 인한 매출 하락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도 2만6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게시자는 "일본에게 대한민국이 힘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확산되는 불매 운동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지지하는 시민들은 가시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 '불매운동가'로 활동 중인 김모씨(29)는 "흔히 쓰던 화장품도 일본 제품이라는 사실에 놀라 일본 화장품을 쓰는 유튜버에게 '일본제품 불매에 동참해달라'는 댓글을 남겼다"며 "동참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제품을 불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동 필요"vs."효과 있나"

변모씨(33)도 "실제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가 있어야 일본 정부가 바뀐다고 본다"며 "불매 행동 자체가 무역 분쟁의 해결이 될 수 있다. 자국 기업들이 일본 정부에게 무역 분쟁이 옳지 못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반면 회의적인 의견도 나왔다. 일본 정부의 조치와 기업 불매는 별개이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권모씨(28)는 "취지는 좋지만, 중소상인이나 점주들만 피해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판단 기준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사회에서 정부나 시민사회의 판단은 존중할 수 있으며,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며 "이번 불매운동은 반일시위라기보다는 한국인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으로, 일본의 혐한 시위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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