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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법 개정안 자동폐기 '기로'...정쟁에 발목잡힌 금융혁신

신용정보법 개정안 포함 데이터3법 국회 장기 계류 
여야간 정쟁 지속...올해도 통과 불투명 
금융사·핀테크 업체 "국내 금융혁신 요원"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지난해 발의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여야간 정쟁으로 국회 문턱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 등은 해당 법안의 통과를 염두에 두고 일찌감치 관련 준비를 마친 상황이지만, 다가올 정기국회에서의 법안 통과 전망도 불투명해 금융혁신이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가 4차산업 혁신의 필수법안으로 여기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장기 계류되고 있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비식별정보를 상업적 목적의 통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반으로, 본인 신용정보 통합조회서비스인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 데이터 전문기관을 통한 이종 산업간 데이터 결합 등을 활성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과 함께 데이터경제 3법으로 불린다.

금융당국은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개설 및 구축 방안 등 후속계획을 이미 마련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포함한 데이터 3법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선정했지만, 해당 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지금까지 법안소위에 머물러 있다.

법안 자체에 대한 이견은 거의 좁혀졌지만, 법안과는 무관한 다른 정치적 쟁점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정무위는 여야간 각종 현안 갈등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현재까지 단 1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국가 보훈처 관련 문제가 정무위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해당 법안 논의는 또 다시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이에 따라 올해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법안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이뤄졌기에 오는 정기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국회 상황이 각종 현안 갈등으로 인해 유동적이라는 점"이라며 "만약 이번 국회에서도 처리를 못할 경우 법안은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사들과 관련 핀테크 업체들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해당 기업들은 지난해 발의된 법안이 상반기에는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이미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에도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관련 법에 기반한 금융혁신이 요원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진국에선 오래 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스크를 줄여나가며 다양한 생활밀착형 금융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디지털 기술이 범람하는 시대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금융혁신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만큼, 국회에선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혁신의 초석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