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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4차 산업혁명 시대, 유니콘을 주 무대로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5 17:16

수정 2019.08.15 17:16

[fn논단]4차 산업혁명 시대, 유니콘을 주 무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산업의 중심이 제조에서 데이터플랫폼으로, 핵심자산은 석유에서 데이터로 급속히 이동 중이다. 과거 전통 제조업 시대 진입장벽은 막대한 자본투자에 근거했다면 지금은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선점하는 것이 진입장벽이다. 이런 트래픽 선점을 위해 빠르고 크게 성장하는 기업 중 10억달러 이상 기업가치를 넘는 기업들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른다. 유니콘 기업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30개 남짓이었지만 지금은 400개에 육박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니콘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은 속도의 시대여서 그렇다. 통신기술 진화로 인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반도체 기술로 인해 데이터 연산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빠른 속도는 빠른 글로벌 확산을 가능케 한다. 지구상 최대 SNS 페이스북 사용자는 24억명에 달한다. 이처럼 오늘날 유니콘 기업들에는 속도와 스케일이 가장 중요한 기업성장의 지표가 된 것이다. 과거 제조의 시대에 기업들은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주요한 지표로 삼았던 것과 대비된다.

쿠팡은 유니콘 기업 성장모델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더 많은 사람이 쿠팡을 쓸수록 쿠팡 플랫폼의 지식과 경험치는 더 빠르고 크게 쌓인다. 쿠팡은 더 우월한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고, 더 많은 사용자가 다시 유입된다. 이런 선순환을 지표로 확인한 투자자는 더 높은 기업가치에 더 빠르게 커지라고 더 많은 돈을 투자한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에 총 30억달러를 투자했다. 과감한 투자유치는 더욱 과감한 사용자경험을 위해 자신의 생태계 외연을 횡적·종적으로 확장을 가능케 한다. 쿠팡페이, 쿠팡프레시, 쿠팡이츠가 이런 확장의 사례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여기서 두세 발 더 나아가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의 인수합병, 더 나아가 직접 우유·육류·해산물 등을 산지에서 직송해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자신의 자체 PB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런 빠른 확장을 통해 아마존은 지구상 가장 큰 기업이 됐고, 알리바바는 중국 오프라인 유통·물류를 모두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가 된 것이다.

한국의 경제구조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진화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우리는 유니콘 기업들의 속도와 성장으로 돌아가는 함수를 무섭고 근거 없이 바라보면 안된다. 기술 진보가 경영의 속도와 글로벌 시장의 스케일을 극단으로 밀어붙이고 있기에 유니콘 기업들은 이 변화된 산업구조와 새로운 시대의 경제시스템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라고 봐야 한다.

유니콘 창업가, 데이터 혁신가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어야 미래가 보인다.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를 리딩하기 위해선 데이터란 원재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혁신가들이 전통 생태계를 교란적 창조하는 것은 선한 것이란 인식에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 우리는 유니콘 경제를 두려움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열렬히 응원해야 한다.
기술은 인류의 습관을 바꾸고 기술의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기 때문에 애써 막으려 하기보다는 빠르게 적응해야 현명하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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