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잔디, 한여름 폭염잡는 천연 에어컨"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9 09:31

수정 2019.08.19 09:31

8월 한낮 지표온도 1/2, 대기온도 2℃ 낮춰 폭염피해 저감...국립산림과학원 측정결과
지표면 피복유형별 온도측정 결과. A 천연잔디, B 인조잔디, C 우레탄, D 아스팔트, E 흙지반 (위-최저온도, 아래-최고온도)
지표면 피복유형별 온도측정 결과. A 천연잔디, B 인조잔디, C 우레탄, D 아스팔트, E 흙지반 (위-최저온도, 아래-최고온도)
【대전=김원준 기자】천연잔디로 덮힌 지표면의 평균온도가 아스팔트나 인조잔디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달 초 서울과 대구 도심 내 천연잔디의 ‘기온 조절 효과’를 측정한 결과, 천연잔디로 덮인 지표면의 평균온도는 인조잔디와 우레탄, 아스팔트 등에 비해 2분의 1 수준으로 현저히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대기온도 역시 2℃이상 내려갔다. 이번 측정은 천연잔디의 온도조절과 열섬현상 완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는 이달 5일부터 이틀간 오후 1~3시까지 대구시(북구·수성구)와 서울시(관악구·동작구·광진구 일대) 등 총 10곳 18개 지점의 시민운동장, 학교운동장, 어린이공원 등을 대상으로 도심 내 지표면 피복유형별 지면과 대기온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측정 결과, 천연잔디로 덮인 지표면의 평균온도는 34.5℃로, 인조잔디 67.5℃와 우레탄 61.4℃, 아스팔트 55.7℃에 비해 약 2분의 1 수준이었으며, 흙이 드러난 지표 온도 49.4℃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또한 대기 온도 역시 천연잔디는 36.8℃로 인조잔디 39.1℃, 우레탄과 아스팔트 38.8℃, 흙지반 38.0℃ 등에 비해 2℃ 더 낮았다.

한국잔디학회 연구에 따르면, 잔디는 증산작용을 통해 태양열로 더워진 공기를 기화(수증기화)해 대기의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를 낸다. 이를 에어컨 사용 대체효과로 개략 환산하면, 1000㎡의 잔디밭은 90㎡의 냉방에 필요한 가정용 에어컨 32대분 정도의 냉방효과를 가지는 것이다.


손영모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장은 “녹색의 잔디는 산뜻한 기분과 위안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온도조절에 따른 도심 열섬효과 완화 등 효용가치가 많다”라며 “앞으로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자생잔디를 이용해 내환경성 및 비용효율적인 관리형 잔디 품종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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